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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 김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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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0회 작성일 22-08-0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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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 김언희

 


    밥상 한가운데로 시커먼 도랑이 흐르는 여기, 더운 김이 훅훅 끼치는 여기, 냉장고 아래 죽은 쥐가 넝쿨을 틔우는 여기, 이불 속 당신과 나 사이에 차디찬 주검이 누워 있는 여기, 언제까지나 누워 있을 여기, 홑이불 아래 죽은 입이 캄캄하게 벌어져가는 여기, 내가 언제나 흉기로 발견되는 여기, 언제 어디서 내가 살인자였던가를 증언하는 입, 혀 떨어진 저 입이 바로 내 입인 여기, 애도가 매도인 여기, 이 푹신푹신한 매립지, 산 것들로 매립된 내 발밑의 이 매립지, 3회 세계곱창축제 커다란 현수막이 너풀거리는 여기, 죽어서 사람이 된 짐승들이 즐기면서 발광하는 여기, 다리도 머리도 없는 그림자를 투망처럼 끌고 다니는 여기, 개처럼 혓바닥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 여기, 어느 누구도 바닥이라고 믿지 않는 여기, 앉은 자리에서 죽도록 굴러떨어지고 있는 여기, 더 굴러떨어지고 싶은 여기, 추락이 쾌락인 여기, 면도날 같은 햇빛이 망막을 긋고 가는 여기, 이제는 숙여야 할 과거도 없는 여기, 누군가가 태어나려면 누군가가 죽어야 하는 여기, 죽어야 한다면 바로 내가 죽어야 하는 여기,

 

   얼띤感想文

    詩人 김언희 先生시제 여기. 한마디로 시의 속성을 잘 묘사했다. 뭐 어디 설명할 곳도 없이 가만히 생각해서 읽으면 이해가 안 되는 곳도 없을 것이다. 여기서 생각하나 남긴다면, 바닥이라는 사실이다. 바닥을 걷는 존재다. 시인이라는 자체가 그러나 사람은 시인을 우대하며 바라보는 것도 아이러니하다는 것 참,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글 쓰는 이의 어떤 추악함도 여기는 있다는 점 비유의 세계임으로 쉽게 말하면 그냥 간단히 쓰는 욕을 한 됫박 던지는 것도 비유를 쓰면 잊지 못할 덩이가 되어 버린다는 것 그래서 기자들은 정치판을 얘기할 땐 비유를 종종 쓴다. 마치 고구마 줄기처럼 달고 늘어지는 입이다.

    그나저나 오늘 오래간만에 대학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며, 아들은 어떻고 집사람은 또 어떤지 근황을 주고받았다. 참 성실히 사는 친구다. 이제 가는 날도 같이 멀지 않은 시기다. 오십견이 왔다며 두 팔을 못 쓰게 되었다는데 병원 다녀보지 그랬다. 사실, 나도 꽤 아픈 몸이지만, 그러나 그는 십만 원씩 들여 주사를 몇 방 맞았는데 잘 들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 술도 끊었다면서도 또 생각나면 한 잔씩 한다고 했다. 지금 나는 하이네켄 하나 병뚜껑 날아가 하늘만 보며 타자한다. 정말 오래간만에 들어본 친구 목소리였다. 부디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내일이 명절이면 이렇게 타자하며 보내는 것이 가장 행복한 날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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