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랩 / 김세윤
페이지 정보
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2회 작성일 22-08-06 16:57본문
눈과 랩
=김세윤
문을 열자 검은 눈 연습장에 모일 눈빛 대신 암전이 된 네 무대가 다가왔다 소리의 눈과 약동을 그릴 수 있을까 후렴보다 서둘러 앞자리 랩 가사가 물러나고 바지춤에 얼룩으로 내려앉는 눈과 랩 객석 맞은편 벽 때가 낀 노이즈가 증폭돼 올라왔다 빛의 주름이나 주름진 빚이나 아무 버전의 노래나 무대 뒤, 홀로 메아리쳤다 끝내 조율하지 못한 전자기타를 내려놓다 떨어진 음향들을 발견했다 다들 어디로 사라졌나 조명이 닿을락 말락 길눈 어둔 연습생들을 주워 모아도 커튼 뒤 던져 놓은 쓰레기봉투 속 음표들 내일도 연주는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 마음을 고쳐먹어도 고쳐먹지 못한 버릇만 철컥 도어록 소리를 냈다 이제 알바로 록을 해야 할까 아니면 샛길로 새 다 때려치우고 콜라텍으로 넘어가 강렬한 힙합에 본토 랩을 불러 줄까 엉뚱한 상상도 돌려받지 못한 레슨비와 함께 우편함에 가지런히 꽂혀 있을 것이다 한 번도 뜯어 보지 못한 악기로 첫 무대에서 무대를 뒤집어 놓고 그걸로 끝이었다 밖은 진눈깨비 허파가 뒤집힌 즉흥연주로 채워진 기타 등등의 밤 무대도 객석도 아닌, 악보도 없는 한 음 한 음 네 눈 속 가사도 주소도 모를, 당장 죽어도 좋을 꽉 찬 랩이 내려왔다
얼띤感想文
이 詩를 읽으니, 코로나 시기 문 닫은 카페만 보인다. 물론 문 닫은 건 카페만 있을까, 나이트클럽도 있을 거고 이를 떠나 영업 금지 업종은 한둘이 아니었음을 말이다. 여기서 볼만 한 문장, 몇 개만 공부 삼아 본다. 문을 열자 검은 눈 연습장에 모인 눈빛 대신 암전이 된 네 무대가 다가왔다. 검은 눈과 눈빛 대조적이다. 문과 암전, 문이 되지 못한 암전은 시인의 한때 꿈꾼 무대일 수도 있겠다.
빛의 주름이나 주름진 빚이나 아무 버전의 노래나 무대 뒤, 홀로 메아리쳤다. 멋진 표현이다. 빛의 주름과 주름진 빚은 상극을 이룬다. 모두 하나의 그림자다. 하나는 꿈이겠고 하나는 현실의 무덤이겠다. 주름진 빚으로부터 벗어 빛의 주름으로 이행은 참 어려운 길이다.
조명이 닿을락 말락 길눈 어둔 연습생들을 주워 모아도 커튼 뒤 던져 놓은 쓰레기봉투 속 음표들 내일도 연주는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문장을 다루는 학생으로 조명이 닿지 않은 길눈 어둔 것들을 얼마나 또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던가! 그리하여도 마음은 다시 고쳐 먹지 못한 버릇만 더 키웠던 시절이다.
밖은 진눈깨비 허파가 뒤집힌 즉흥연주로 채워진 기타 등등의 밤무대도 객석도 아닌, 악보도 없는 한 음 한 음 네 눈 속 기사도 모를, 당장 죽어도 좋을 꽉 찬 랩이 내려왔다. 한 권의 시집을 만들 든 아니면 습작의 걸음으로 한 땀 한 땀 기워 올린 즉흥연주든 이 모든 건 네 속 가사도 모를 일이지만, 하루를 딛고 걷는 이 아픔을 씻는 나의 노래임을 그 랩을 나는 하는 것이다.
詩 잘 感想했다.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