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뼈 / 윤의섭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바람의 뼈 / 윤의섭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2회 작성일 22-08-06 18:24

본문

바람의 뼈

=윤의섭

 

 

    바람결 한가운데서 적요의 염기서열은 재배치된다 어떤 뼈가 박혀 있길래 저리 미친 피리인가 들꽃의 음은 천 갈래로 비산한다 돌의 비명은 꼬리뼈쯤에서 새어 나온다 현수막을 찢으면서는 처음 듣는 母語를 내뱉는다

    생사를 넘나드는 음역은 그러니까 눈에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후에는 공중에 뼈를 묻을지라도 후미진 골목에 입을 댄 채 쓰러지더라도 저 각골의 역사에 인간의 사랑이 속해 있다 그러니까 모든 뼈마디가 부서지더라도 가닿아야 한다는 것이다 파열은 생각처럼 슬픈 일은 아니다

    하루 종일 풍경은 바람의 뼈를 분다 來世에는 언젠가 잠잠해지겠지만 한없이 스산하여 망연하여 그리움이라든지 애달픔이라든지 그런 음계에 이르면 오히려 내 뼈가 깎이고 말겠지만 한 사람의 귓불을 스쳐오는 소리 이제는 이 세상에 없는 음성을 전해주는 바람 소리

    그대와 나 사이에 인간의 말을 웅얼거리며 가로놓인 뼈의 소리 저것은 가장 아픈 악기다 온몸에 구멍 아닌 구멍이 뚫린 채 떠나가거나 속이 텅 비어야 가득해지는

 

    얼띤感想文

    詩人 윤의섭 先生詩 詩題 바람의 뼈感想한다. 여기서 바람은 시의 객체며 뼈는 시의 주체다. 소유격 조사에 눈 들일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독자가 희망하는 어떤 뼈 같은 말씀이다. 시는 다의적이라서 읽는 자의 마음에 따라 움직임으로 그 본연의 뜻과 다르게 재배치되는 것은 당연하겠다. 그러므로 적요의 염기서열은 재배치된다고 시인은 말한다. 여기서 적요는 시를 제유한 시어다.

    피리를 부는 자는 독자다. 들꽃의 음과 그 성질이 같다. 돌의 비명은 바람이 들여다본 뼈며 어느 정도 읽을 때쯤은 그 끝에서나 새어 나올 수 있는 그러한 형질, 시인이 말한 염기서열이 좀 다른 이질적인 언어, 즉 모어로 말이다.

    생사를 넘나드는 음역은 시의 해체를 말하는 건데 표현이 재밌다. 이는 시 사랑임으로 슬픈 일은 아니고 최후는 공중에 뼈를 묻는 일이기에 시인으로서는 행복한 일이다. 각골의 역사에 인간의 사랑이 속해 있다는 말, 각골刻骨이든 각골脚骨이든 크게 상관은 없겠다.

    하루 종일 풍경은 바람의 뼈를 분다. 지금은 열어보며 읽는 시이기에 그 풍경은 맞겠지만, 덮어버린다면 또 모를 일이다. 바람의 뼈는 먼지 폴폴 날리는 어느 구석이거나 누가 말하듯 라면냄비 받침대로 쓰는 일도 있겠다. 그러고보면 한 권의 시집이 가치가 있는 곳은 그 가치를 하겠지만 가치를 모르는 곳은 사실, 라면 냄비 받침대만도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한 권의 시집은 한 시인의 그리움이라든가 애달픔의 정도에 따라 뼈를 허공에 얼마나 묻느냐에 그 양, 허묘겠지만 그 음계가 수위를 넘는다면 이루는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므로 가장 아픈 악기며 온몸에 구멍 아닌 구멍으로 다 뚫은 채 떠나갔거나 속 텅 빈 그러나 가득한 마음 한 자락임을 말이다.

    잘 感想했다.

 



.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5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62 1 07-07
491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 0 09:33
49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 00:36
49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 06-22
491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 06-18
49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06-15
490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0 06-12
49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6-08
49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6-08
490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6-05
490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6-05
49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6-05
49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6-01
49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6-01
490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 05-31
490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5-30
489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5-29
48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5-25
48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5-24
489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5-22
48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05-21
489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5-20
489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5-19
489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5-18
48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05-18
48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 05-18
488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5-16
488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5-15
48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5-13
48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1 05-10
488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5-09
48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5-09
48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5-06
48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05-05
48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5-03
488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1 05-02
487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5-02
487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4-30
487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4-30
48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 04-30
487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4-29
48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4-27
48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4-27
487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4-24
48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4-24
48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04-20
486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4-18
48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4-18
48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4-18
48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4-1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