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예보 / 이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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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5회 작성일 22-08-07 16:30본문
일기 예보
=이덕규
농약 먹고 죽은 친구 부인이 어떤 낯선 남자와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새 얼굴이 보름달처럼 포동포동 밝아 보였다
지나치며 가볍게 눈인사를 했는데, 그 순간
갑자기 맑은 허공에서 대형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났다
쨍쨍한 한낮, 느닷없이 내 뺨을 스쳐 긋는
빗방울 하나에서 싸늘하게 식어버린
어떤 언약의 체온이 느껴졌다
햇살이 참 좋은 오후였는데, 남자는 막일하는 옷차림에다 한 손에 접이식 우산을 들고 있었다
얼띤感想文
죽은 사람만 참 안됐다. 이런 일은 주위에서 흔히 듣는 얘기다. 모 씨는 이혼했는데 바깥에서 살다가 혼자 살기 외로웠는지 다시 집에 들어갔다는 둥, 또 어떤 이는 주식해서 망해 싫어도 옛 남편 찾아가는 일 등
세상 사는 게 만만치가 않다. 시인의 시 일기예보처럼 내일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내일을 위한 오늘, 무엇을 할 것이며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대비하는 일이 더 싫었던 남자, 농약 먹고 죽지도 않는 남자는? 정말 빗방울처럼 그을 수 있는 뭔 일 하나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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