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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제비꽃 / 김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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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3회 작성일 22-08-0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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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김상미

 

 

    너는 여자, 이미 익사한 땅속에서도 깨어나 죽음 앞에 사다리를 던져 한 발 한 발 기어오르는 여자, 허황된 남자의 부푼 가슴에 완곡한 경멸의 손톱자국 지그재그로 남기고 가장 긴 밤을 나비처럼 날아다니는 여자, 날아다니면서 조금씩 망가지고 잊히는 이름들 꽃가루 묻은 나비 입술에 깊게 입맞춤 하는 여자, 세월 때문에 사람들 때문에 찢겨진 미니 스커트를 아직도 좋아하고 라퐁텐 우화집에서 우글거리는 검은 쥐 흰쥐들을 세상 속으로 모두 풀어내주는 여자, 어제 쓴 거짓말투성이 시집을 사랑하듯 하정우, 송강호가 나오는 영화는 무조건 보는 여자, 소박한 채소가게 앞에서는 두 발을 멈추고 상큼한 방울토마토는 두 말 않고 주워먹는 여자, 햇볕 창창한 날이면 우산을 접고 그동안 일용했던 고독을 모두 모아 하느님 주식 펀드에 몽땅 투자하는 여자, 호랑이 새끼든 뱀 새끼든 여우 새끼든 사랑으로 모두 거두어 깊은 땅속에서 살아 나오는 법을 전수해주는 여자, 어떻게 해야 끝이고 시작인지를 너무 잘 알아 언제나 일기 끝에 최후의 웃음을 찍어놓는 여자, 황홀한 봄날, 갓 핀 꽃들을 모두 빼앗기고도 치마 속에 남은 아주 작은 봄볕으로도 새봄을 만들어내는 여자, 언제나 사람들이 가득찬 트렁크를 들고 붉게 물든 저녁 속으로 사라지는 여자, 더 멀리, 아주 멀리, 더 먼 곳으로 매일매일 떠나는 여자, 떠나서는 다시 환한 봄날처럼 돌아오는 여자, 우리 집 꽃밭에서 가장 작고 가장 예쁜 여자

 

    얼띤感想文

    보내준 시는 잘 읽었네 요즘 주위 곳곳 무화과가 그리 많이 피었다지, 아무런 색이 없다고 하나 내가 보기엔 단도 이도의 색상으로 이만한 것도 없다고 보네 아주 잘 썼네 그나저나 건강은 어떤가 요 며칠 연락이 되지 않아 이상이 있나 싶어 자네 부인께 연락을 취해봤네 다름 아니라 무슨 종양이 있다고 들었네, 괜찮은가 돌 큰 병원에 진찰을 받을 정도면 아주 심각한 건 아닌가 모르겠네 그간 걱정을 많이 했다네 아주 가벼운 것이라 여기고 싶네 얼마 전에 보내준 시, [천이 흐른다], [둑을 밀어 넣다가], [종신의 그림자가] 참 잘 읽었다네 요즘 책을 많이 읽는가 싶더군 그러다가 몸 상할까 걱정이네 세상 삶 뭐 그리 중요할까만, 가끔은 하늘도 보고 사시게나, 얼마 전에 일일세 나비의 입술을 아는가 그녀의 딸이 폐허에 시집간 일 말이야 첫 아이 놓고 둘째를 가졌다는 소식을 들었네 얼마 전에 유산했다고 하더군 참 안 된 일일세 거기다가 부부가 사이 꽤 좋지 않아 이혼까지 결심했나 보더군 요즘은 다시 이쪽으로 건너와 살고 있다고 들었네 첫 아이는 가끔 보러 간다고 하네 애미가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생각만 드네 얼마 전에는 아이의 아빠가 동영상을 보냈다더군 자주 보내나 봐 사내아이가 또래 아이들과 물놀이하는 거 보았다네 가슴이 싸아하더군 세상모르고 노는 저 아이의 눈빛을 보았네 세상은 가끔 저 아이의 눈빛처럼 볼 필요도 있는데 말일세 나는 참 소심하게 살았어 무엇보다 주어진 처지에서 최선을 다해야겠지 그것이 도로 나에게 책임을 다하는 일 아닐까 생각하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여태껏 해온 일은 포기하지 말 것이며 빛을 보지 못하더라도 자네의 주어진 일에 그만 매진하게나 벌써 시간이 다 되었구먼, 이제 들어가 쉬 쉬게 다음에 또 보세

 

    시는 시인의 처지를 묘사한 내용이다. 저렇게 쉽게 쓸 수 있는 시 우리 모두 지향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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