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처럼 / 최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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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2회 작성일 22-08-07 18:14본문
고흐처럼
=최서림
눈알이 쾡, 하게 말라들어간 북어 대가리 닮은 날들이다 우울뿐인 겨울날들이다 헐벗은 그의 영혼처럼 메마른 땅에다 엉성하게 삐뚜름히 꽂혀 있는 나무들, 하관이 빠져버려 생이 빈약한 얼굴이다 그림 한 장 못 팔아먹고 오랜 고생으로 겉늙어버린 얼굴이다 세상을 찌를 듯, 잿빛 턱 수염이 바늘 모양 뻗쳐 있다 까칠까칠한 내면에 닿을 만큼 깊게 팬 주름살, 싸구려 의치로 벌써 노인이 되어버렸다 까마귀가 들판에다 게워내는 잿빛, 몸안에서 마지막 타다 남은 재의 빛들을 끌어모아 노랗게 격발시키는 눈빛이다 소라게처럼 집을 짓고 들어앉은, 여기저기 뚝, 뚝, 끊어진 의식의 실타래이다
얼띤感想文
이 시에서도 보듯이 시인을 만나지 않았지만, 어떤 용상이며 어떤 행상인지 대충 알 수 있다.
=눈알이 쾡 하긴 마찬가지, 시집처럼 모서리가 많아 모서리만 찾아 읽는 그러나 우울이 많은 곳은 입 뻥긋하지 않는 붕어일세, 산을 좋아한다고 하나 잘 다니지도 않고 바다를 좋아했다고 하지만, 1년 손꼽을 정도 그러나 조개처럼 지긋이 들어오고 나가는 저 파도소리는 귀 담아 듣곤 하지, 바다가 그리워 파도에 떠밀려 온 등살은 한 점씩 집는 거기다가 소맥이면 더 말할 것도 없네 매번 자라는 수염은 어찌나 깎는지 미끄덩해서 개미도 오르다가 떨어질 낯이네 오로지 검정 재킷에 청바지 차림의 허허 둘 치 같은, 무슨 말이 그리 많은지 허공에다가 지르지 않고 어찌 지면에다가 몰아넣는 저 잿빛 눈알, 들려오는 일기예보는 뭔 나라의 얘기고 한 철 사는 매미도 누가 들으라 지저귀는데 모서리 하나는 갖고 싶은 째마리 언제쯤 다 밀 것인가 굄새에 민들레 웃는 그날=
시인께서 이 글 보신다면, 찾아오시겠지.....커피 한 잔 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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