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뒤적이다 / 이성률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내일을 뒤적이다 / 이성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9회 작성일 22-08-08 21:10

본문

내일을 뒤적이다

=이성률

 

 

    사는 게 뭐 그렇지 싶을 때 버스를 타고 새천년장례식장에 갑니다. 가장 쓸쓸한 빈소를 찾아 살아온 날을 조문합니다. 처음 보는 영정 속의 그녀 마흔은 되어 보이게 웃습니다. 서로를 알아보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저 웃음 덕에 환했을 단칸방 국화꽃 한 송이 건네고 듣는 그녀의 이야기 낯이 익습니다. 살아온 이야기 꼭 장막극이어야 할 까닭 없습니다. 살아 있는 일흔보다 넉넉한 얼굴로 요단강 건너고 싶은 그녀, 그녀 따라 수의 입혀 보낼 것 없는지 내일을 끔벅끔벅 뒤적입니다. 파리한 치마저고리에 까맣게 슬픔을 걸친 아홉 살의 누리, 누리에게 오래도록 외삼촌으로 있다왔습니다. 살아서 죽어 사는 날 많은 우린 유서 깊은 유가족입니다.

 

    얼띤感想文

    =사는 게 뭐 그렇다 싶을 땐 詩集 한 권 사다 보는 게 좋습니다. 가장 잘 맞다 싶은 글귀에 눈을 맞춰봅니다. 처음 보는 시라도 어쩌면 갈고닦은 흔적이 보여 웃습니다. 서로를 알아보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저 웃음 덕에 환했을, 다름 아니라 시집 값은 톡톡 냈으니까 그녀의 이야기는 충분히 들을 자격은 있습니다. 살아온 이야기 꼭 긴 얘기로 들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살아서 일어 흔적이나마 남기고 싶은 이 넉넉함에 한 선은 족히 넘은 그녀, 그녀 따라 시초 한 권쯤은 보내고 싶은 내일을 자박자박 뒤적여 봅니다. 파리한 내 다스린 말 다루듯 글귀, 낮은 고리로 묶어 까맣게 놓아보며 오래도록 묵힌. 살아서 죽어 사는 날 많은 우린 유서 깊은 유가족처럼 다시 만날 겁니다=

    詩語는 반드시 곱씹어 보아야 한다. 다 이유가 있다. 가령, 버스, 새천년장례식장, 마흔, 단칸방, 국화꽃 한 송이, 장막극, 일흔, 요단강, 수의, 치마저고리, 아홉 살, 누리, 외삼촌, 유서, 유가족 모두 시적인 시어다. 詩人詩語 선택에 다시 歎服할 정도다.

 

 

.



 

추천1

댓글목록

김재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아침 보았네요  이 시와 숭오님의 감상.
잠시 울컥해서 마음속에 고이는 살아 온 날들을 보게 되었네요  뒤적여 볼 가치도 없는 내일이, 늙어 추해져 가는 내일이  자꾸 앞을 가로 막네요~~~
그래도 오늘은 시를 읽고 시를 쓰며 시에 기대여 시를 끼니 삼아 식탁에 올려 봅니다

참으로 평온한 그냥 오롯이 나를 바라 볼 수 있는 그런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숭오님~~~^^

崇烏님의 댓글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셨습니다. 마음 수양에 시만큼 더는 없는 듯합니다.
매일 이리 읽고 나름 느낀 것 써보네요. 많이 부족한
글인데...읽어 주셔 진심으로 감사해요..누님^^~~

한 며칠 지나면 이제 좀 선선해지겠지요...더위도 수그러들거예요...
건강챙기셔야 합니다.

Total 4,162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47 1 07-07
416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 04-18
416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 04-17
415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 04-12
415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4-07
415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4-04
415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3-29
41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3-22
415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3-18
415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3-15
41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3-14
41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 0 03-08
415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3-03
414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1 02-18
414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 02-16
414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 02-11
41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1 02-04
414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 0 02-03
414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1-29
414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3 01-28
41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0 01-26
414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 0 01-25
414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1 01-22
413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 2 01-20
413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 0 01-19
4137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1 01-14
413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1-08
413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0 01-03
413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 0 12-24
413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 12-22
41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0 12-21
413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 0 12-07
413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 12-03
412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11-30
412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0 11-23
412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1 11-18
412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0 11-17
412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11-16
4124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 0 11-15
412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 11-15
412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0 11-14
412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9 1 11-11
412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0 11-10
4119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0 11-06
411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 0 11-03
411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 2 10-31
411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2 10-28
411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0 10-23
411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 0 10-19
411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10-1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