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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달콤한 은유 / 최문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7회 작성일 22-08-09 21:20

본문

달콤한 은유

=최문자

 

 

    미안해 시 쓰는 이런 체위로 전력 질주 사십 년

    미안하고 미안해서 물끄러미 있는 남편에게 이런 여자 하나 얻어주고 싶다 내 영혼 반쯤으로 낮추고 반쯤은 남편의 영혼인 여자 남편을 찾을 때도 구름으로 쉽게 찾기 표정으로 쉽게 찾기 입모양으로 감정 찾기 찾기 놀이 하다가 호주머니 속에 쏙 들어가 잘 우는 여자 꼴까닥 넘어가게 섹스 잘해주는 여자 남편 젓가락에 잘 집히는 여자 남편이 초록을 생각하면 초록을 감고 분홍까지 들고 나오는 여자 맨발로 벌레를 잡아 보여주는 여자 군데군데 있는 남편의 얼룩을 베고 잠드는 여자 가끔 봄나물 뜯어다 나물무침 위에 꽃다지를 얹어놓는 여자 위스키를 주문하고 남편이 취해도 돈 안 달라는 여자 형님 형님 하면서 내 등에다 고추 달린 사내 아이 업혀주며 마실 보내주는 그런 여자

    어디 가서 그런 여자를 구할까? 생각하는 사이 벌써 집에 닿았다 어림 턱도 없는 여자가 초인종을 누른다 미안해 미안해 그런 여자 찾다가 또 이런 낡고 어설픈 형이상학적 체위로 돌아와서

 

    얼띤感想文

    지난번 편지 고마웠네 잘 읽었네, 오늘 아끼는 후배가 가게에 왔네 근 한 달 만이지, 그간 아주 바빴나 봐 포도를 재배하는 친구일세 거름도 주고 가지도 치고 알도 솎을 건 솎으며 지냈지 나하고 나이 차이도 그렇게 나지 않는 좋은 친구네 오늘 본 그의 얼굴은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았어 가만 보니까 머리숱도 예전만 치는 않아 몸은 꽤 말랐고 전혀 농사라고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아버지 짓는 밭에 오면 그렇게 마음이 편하다고 했어 오늘은 밥도 한 끼 하고 커피는 내 머무르는 곳에서 한 잔 했지 항상 먼저 연락이 오네, 그 점에 대해서는 나는 참 무심한 사람일세 이것저것 얘기 나누다가 근황을 묻고 그 가운데 은행 얘기도 나오고 우린 모두 상대를 졸업했으니 은행 다니는 친구도 있지 연봉은 자연스러운 대화거리였고 명퇴도 돈 꽤 받고 나온다지,

    여기 이 후배도 예전엔 금융업계서 일했다네, 일 그만두고 커피 배워 한 삼 년 일하다가 이것도 아니라 싶어 일찍 접고 나니 코로나가 터졌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었어 그러다 공인중개사 시험도 보고 자격 취득하고 여건이 여의치 않으니 촌에 아버님 농사 돕고 있는 거지

    세월이 어떻게 흘렀는지 예전은 자영업자가 그래도 참 잘 나갔는데 말이야 그나저나 이 아끼는 후배는 대들보 하나는 잘 만들고 있지 않은가 근 2년간 포도 농사 법을 제대로 배워 지금 잘 써먹고 있으니까 작년에 심은 농작물에서 첫 수확을 했다지 약 천여만 원 정도 걷었다고 하더군 올해는 그 네 배는 수확할 걸세 그러고 보니, 나의 대들보는 뭔가 하는 생각이 들었네, 이제는 시장이 쭈그러들 때만큼 쭈그러든 것 아니냐, 교육도 없고 기계 판매는 몇 달째 못하고 있으니 말이야 전번에 뭐라고 했나 체념은 검은 짐승이라고 했나? 이제는 그 검은 짐승이 내 수위에 가득하네 허허 그저 넘치네 하루가 하루를 보내며 바라보는 것도 이젠 그 검은 짐승의 안찝에 묻혀 있는 기분이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것도 모르겠네, 아예 망하면 폭 삭 다 망했으면 싶은데 이것도 저것도 아닌 하루 걸음이네

    고맙네 다시 또 연락 주고 받으세 기다리겠네 악수를 청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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