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을린 고백서 / 정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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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1회 작성일 22-08-11 16:09본문
그을린 고백서
=정연희
성북 천변에 하얀 등불을 켜 놓은 민들레 꽃씨들 / 비행을 준비하고 있는 풍등이다 / 네게 하고 싶은 말 혀 속 깊이 숨겨 두고 / 연습하고 또 연습했지만 / 가 닿지 못하고 흩어졌다 / 손을 뻗으면 바로 닿을 수 있는데 / 네 마음은 백 리 밖에 있다 / 비틀어진 포물선을 그리며 가라앉는 풍등 / 민들레 꽃씨는 투명한 나비 날개 / 접었다 폈다 하는 사이 남루해진 편지 / 네게 보냈으나 오독으로 읽혀 흩어지고 / 노을 속 그을린 고백서 가라앉았다 / 풍등도 나비도 내 눈앞에서 다 사라졌다 / 이번 생에선 어긋났으나 / 무한 반복 수레바퀴에 얹어 두면 내 어눌한 언어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얼띤感想文
여기서 무한 반복 수레바퀴(그을린 고백서)는 詩의 主體다. 첫 문장을 보면 성북 천변에 하얀 등불을 켜 놓은 민들레 꽃씨들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그 꽃씨는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며 시의 객체를 은유한 문장이다. 성북의 반대는 성남으로, 천변은 詩 주변을 그러니까 밟은 변두리의 그 천변이다. 하얀 등불은 맹하게 바라보는 객체 측 대변의 말이며 민들레라는 시어 그 가벼운 꽃씨를 생각하면 감상에 재미를 더한다.
詩의 客體는 그을린 고백서를 이해 못 하고 있다. 그러므로 비행을 준비하며 비뚤어진 포물선을 그리기까지 한다. 비행이란 말과 포물선 어지간히 그렸다는 생각을 잠시 놓는다. 풍등의 풍덩 더 나가 퐁당퐁당, 돌을 던져라, 그 풍덩 여기선 풍등
손을 뻗으면 바로 닿을 수 있는데 말이다. 그러니까 詩 認識은 불과 그 얇은 자존심이다. 알량한 자존심을 버리고 시를 뜯고 해체하는 일이야말로 조금 더 가까이 가는 다시 말하면 안개를 걷고 노을을 저 멀리 밀어내며 다가오는 수레바퀴에 몸 얹어 함께 갈 수 있음을 말이다. 잘 感想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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