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집 / 조연호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죽음의 집 / 조연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0회 작성일 22-08-11 21:49

본문

죽음의 집

=조연호

 

 

    하늘이 녹물처럼 붉게 일었다. 모든 기억이 한 개의 덩어리였어. 새들이 신중하게 생명 이전으로 날아간다. 나는 다기점(茶器店)에서 기다리는 애인을 데리러 슬리퍼를 끌고 자취방을 나와 좁은 골목 낮은 담벽을 걸었다. 벽지는 썩고 벽은 자꾸 물을 품고 달관한 듯 세상 쪽으로 기울었다. 그 벽 한구석에 나는 달력 대신 뭉크의 판화<죽음의 집>을 붙여놓았다. 창밖은 비극적 세계관이지 않은가, 죽은사람을 흰 천으로 덮어놓고 여자가 손으로 입을 가렸다. 끌칼이 지나간 자리로 매섭게 파인 바람이 불어온다. 나는 되도록 자세하게 어둠과 대추나무와 이름 없는 마룻바닥들에 대해 말하려고 애썼다. 아니, 나는 바닷가로 가서 뜨거운 모래 위에 수많은 바다거북의 알을 낳고 행복하게 죽어가고 싶었다.

 

    얼띤感想文

    며칠 전이었네 시집 여러 권 샀네! 이제는 마치 본업이 된 것처럼 시를 읽고 나름 해석하네, 모르겠어! 그냥 읽고 있으면 읽는 대로 마음이 편하네! 돈은 없어도 말이야 자네의 시, ‘죽음의 집을 감상하네! 물론 잘 읽지 못하더라도 용서 하시게 그냥 독자의 마음이라 보아주게

    하늘이 녹물처럼 붉게 일었다, 첫 문장에 그만 흑백 분간이 서네 시를 읽는 자 녹물처럼 붉게 일지 않겠나, 그만큼 시 쓰는 일도 힘든 일이고 시를 읽는 일 또한 눈에 충혈이 서겠지 피의 모든 것은 철분의 함량으로 인해 더욱 붉어지겠지. 모든 기억이 한 개의 덩어리였어, 그 덩어리는 하나만 생각할 때 그 길이 뚫리지 않겠나, 일리一理 있는 말일세

    새들이 신중하게 생명 이전으로 날아간다. 뇌에서 뇌의 이동 어둠에서 어둠으로 이동은 그 매개체를 로 비유 둔 것은 아주 완벽히 잘한 것일세 시의 태동으로 돌아간다면 신화를 쓸 수 있겠지, 이런 일이라면 나는 아직 멀었네!

    나는 다기점(茶器店)에서 기다리는 애인을 데리러 슬리퍼를 끌고 자취방을 나와 좁은 골목 담벽을 걸었다. 다기점이면 차를 담을 수 있는 그릇 아닌가, 애인을 데리러 슬리퍼를 끌고, 슬리퍼만큼 표면이 거칠게 닿는 것도 없을 것이네만 자취방을 나와 좁은 골목 담벽을 걸었다. 자취방 같은 이 좁은 공간에서 좁은 골목의 담벽이라 참 대단한 묘사구먼, 어찌 사람의 뇌 꼴 뒷벽까지 이리 세세하게 그려 넣을 수 있단 말인가! 참 대단한 친구네그려

    벽지는 썩고 벽은 자꾸 물을 품고 달관한 듯 세상 쪽으로 기울었다. 벽지와 벽, 한쪽은 벽을 바른 벽지고 한쪽은 벽지도 없는 벽, 벽지가 이상향이구먼. 그 세상 쪽으로 기울어가는 자네의 방계를 곧 보겠구먼 조만간 나도 자네의 방계가 되겠지. 하하하 그저 꿈일세

    그 벽 한구석에 나는 달력 대신 뭉크의 판화 <죽음의 집>을 붙여놓았다. 그렇지 자네가 붙인 게 아니라 미래의 방계가 붙여 놓았게지, 능청도 이제 자꾸 느는군. 이 시 소재로 뭉크의 판화를 가져온 건 아주 잘한 것 같네 시의 전체적으로 미술계까지 또 시각적으로 시선을 돌림으로 좀 더 멋진 시를 만들어냈으니,

    창밖은 비극적 세계관이지 않은가, 맞는 말이네 요즘은 아예 시처럼 딱 들어앉아 있고 싶은 세상일세 누가 깨우면 잠시 나가 차나 한잔하고 말이야 아! 그래서 다기점이란 시어를 넣어군 그래, 죽은 사람을 흰 천으로 덮어 놓고 여자가 손으로 입을 가렸다. 물론 이쪽을 알아보지 못했으니 죽은 사람으로 써놓은 것 같군, 여자與者는 주는 사람이 되겠고, 곧 자네를 말하는 것이겠지

    끌 칼이 지나간 자리로 매섭게 파인 바람이 불어온다. 자자해서 자자했구먼, 누가 밑줄을 그은 거야 나는 되도록 자세하게 어둠과 대추나무와 이름 없는 마룻바닥들에 대해 말하려고 애썼다. 노력은 그만하면 되었네, 이렇게 자세하게 써놓은 것도 없는 일이네 대추待秋나무 표현은 아주 잘 쓴 것 같아 때는 여름이니 가을을 기대하는 마음은 이 시를 읽는 이 말고도 더러 많을 걸세

    아니, 나는 바닷가로 가서 뜨거운 모래 위에 수많은 바다거북의 알을 낳고 행복하게 죽어가고 싶었다. 참 욕심도 대단하구먼, 하지만 자네는 이미 꿈을 이루었지 않은가! 자네가 낳은 이 거북 알 세트를 통째 들고 보는 사람이 여기도 하나 있으니까 말일세

    잘 감상했네, 참 요즘 머리 말총머리 보기 좋더군. 말총처럼 긴 시는 좀 자제해주게 사실 많은 인내가 필요해서 한 장이면 족하네! 읽기도 좋고 뜯기도 좋고 말이야 과식을 안 하려고 무척 애쓰네, 둘레가 비대하면 어디 다니기도 불편하고 누가 또 보겠나 하는 마음도 있어서 그냥 참조로 덧붙이네 잘 있게

 


.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7건 20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2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 0 08-15
321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1 08-15
321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8-15
321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8-14
3213 선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8-14
32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08-14
321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 08-14
321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 08-14
320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8-14
320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 08-14
32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8-14
32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 08-14
320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8-14
32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8-13
32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 08-13
32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08-13
32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 08-13
32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 08-13
319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 08-13
319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 08-13
31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 08-13
319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 08-13
31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 08-13
319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 1 08-13
319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8-13
319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8-12
31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8-12
319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8-12
31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8-12
318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8-12
318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 08-12
31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 08-12
318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 08-12
318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8-12
31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 08-12
31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08-12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8-11
31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8-11
31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 08-11
31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 08-11
31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8-11
31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8-11
31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8-11
31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 08-11
31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08-11
31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8-10
31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8-10
31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8-10
31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8-09
31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8-0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