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이 핀다 / 최영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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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9회 작성일 22-08-14 20:13본문
목련이 핀다
=최영랑
당신의 의자는 불안해서 방향이 어긋난다 앉아야할지 말아야할지 갈등의 범위를 허용하지 않는 정확함은 관계를 비튼다 당신은 불만을 불안해하고 나는 불안을 불만한다 불안은 우리 사이에 누워 자리를 비키지 않고, 목련의 첫 문장에서 발견된 결벽이 흘러내린다 우리를 가져본 적 없는 시간들, 언제쯤 서로에게 도착할 수 있을까 의자에는 불편이 앉아 있고, 타협하는 허물이 혼란하다 나는 기울어지고 활짝 불화가 핀다 당신 의자에 앉는 내 표정을 쥐고, 당신의 정확함은 모호함의 감옥이 된다 우리는 한꺼번에 지지 않는 봄을 바라보며 서로의 불안을 만진다 순간들은 매번 불온하다
반년간 『상상인』 2022년 하반기호(통권 4호) 발표
얼띤感想文
당신이 바라보는 그 시가 완벽한 문장인지 확인할 겨를이 없어 다만 불안하다. 그것은 내가 믿고 읽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등의 범위를 놓고 관계를 비틀기만 한다. 그래서 나는 너의 그 불안 때문에 불만이 많고 불안은 결국 내 흰 종이에 오른 문장 첫 구절부터 결벽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를 가져본 적 없는 시간, 언제쯤 너와 나 공통된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내 시는 너의 불편함 속에 있고 타협하는 실수처럼 다만 온당치 않은 마음뿐이다. 그러나 나는 역시 또 기울어졌다가 다시금 활짝 개화하지 못한 불편함으로 도로 버진다. 당신에 닿은 마음 한 자락에는 내 표정이 있고 당신의 정확함은 어쩌면 애매모호한 감옥으로 둘러 쌓여 있음을 아는가! 그러나 우리는 한꺼번에 지지 않는 봄을 만끽했으며 서로의 소통하지 않는 어떤 불안을 만진 셈이다. 순간마다 찾아온 그것은 순응하지 않은 너의 기질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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