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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거울 / 김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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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0회 작성일 22-08-1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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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거울

=김수우

 

 

    바다였다 오솔길이었다 아니 오래 갈아낸 어둠이었다 물이 끓고 새가 울고 찔레순이 돋고 박물관 청동거울 속에서 움푹움푹한 저 발자국들

    모든 애인들이 죽었지만 어디선가 다시 태어나 다시 죽었지만 언젠가 또 태어나 또 죽을 것이지만 사랑은 표면이 없는 영원을 지나 과거로 돌아가는 중 희미하게 선명해지는 뜬눈들

    푸른 쟁기질 따라, 그 맹세 같은 노동을 따라 잊어버린 별자리들이 떠올랐다가 가라앉는다

    삶은 언제나 영매의 탁자였고 허물들로 가득했다 빗방울들, 빗방울 같은 연못들, 연못 같은 사람들, 사람 같은 쐐기풀들, 쐐기풀 같은 애벌레들, 애벌레 같은 먼지 뭉치들, 폐간된 잡지들, 다리 부러진 의자들, 불가사리들, 접신하는 순간 제 허물을 벗은 파충류처럼 탈각한 갑각류처럼 울툭불툭 일어나는 새로운 힘줄 추출된 심령체는 버팔로 심장처럼 붉은데 거울 속에서 내가 사랑했던 무덤들이 목화꽃처럼 피어난다 툭 툭 부러진 거짓말들이 마르고 있다

    모든 꿈은 원래 유목이었으니 바람이었으니 지친 눈꺼풀도 물멀미 심한 침묵도 청동 속으로 걸어간다 완료되지 못한 시간은 확실한 미래 손 한번 잡지 못한 애인들은 더 선명한 미래

    애초 우주는 한 장 청동거울이었다

 

    얼띤感想文

    詩人은 시제 청동거울을 두고 에 대한 描寫를 한다. 그것은 바다만치 넓고 오솔길만치 나 혼자만을 위한 길이었다. 아니 오래 갈아낸 어둠이었다. 뭐가 시가 그렇다는 얘기다. 시인은 청동거울 속에서 물이 끓고 새가 울고 찔레순이 돋는 그러니까 고대 샤머니즘 어떤 주술적인 행위를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찔레순이란 시어가 가슴에 닿는다.

    청동거울은 그대로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모든 애인은 죽었다가 또 모르지만 어디선가 다시 또 태어나 바라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무한 반복만 있었을 뿐 인식의 단계는 꽤 멀었다. 다시 현실은 사랑이 없는 표면적 대면만 있었을 뿐 다시 과거로 돌아가 옛 선명한 뜬눈으로 되돌아간다.

    그러니까 처음의 마음으로 말이다. 그것은 푸른 쟁기질처럼 경작의 초심으로 시초가 있었다. 그것은 하나의 맹세였고 노동이었고 그 순간마다 찾아온 별자리와 마주한 시간이었다. 그것이 떠올랐다가 가라앉는다.

    삶은 언제나 죽은 사람과 영혼을 매개하며 의지한 순간들이었고 그것들은 오로지 허물들로 또 가득했다. 가령 영롱한 빗방울 같은 시초나 빗방울 같은 메모장, 메모장 같은 사람들, 설령 사람 같은 아예 박은 시초들 시초 속에서 스멀스멀 피어난 살아 움직이는 영혼, 그러한 덩어리들 거기서 좀 더 나아가 기댔던 잡지, 한때는 또 지탱하며 보았던 시의 부속들은 죄다 허물을 벗은 이질적인 발아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 속에서 누리며 뽑았던 생각과 요소는 버팔로, 마치 벗으로 또 팔로워 해가면서까지 마음은 붉었다지만 나는 거의 나 자신을 두고 내가 사랑한 무덤에서 봄날 그리워 꽃 같은 글을 쓰게 된 것이다. 거짓말 같지만, 거짓말 같은 말들이 무르익어갔다.

    모든 꿈은 원래 떠돌아다닌다. 그것은 바람이었고 지친 눈꺼풀도 물 멀미 심한 어떤 세파의 흐름에도 모두 시에 근접한다. 여기서 말한 청동거울 말이다. 고대 샤머니즘의 주술적 행사처럼 그 거울 높이 들며 우렁차게 목놓아 울부짖던 족장의 마음으로 저 우주를 바라보게 되었다. 그것은 확실한 미래였으며 보다 선명한 애인의 손길임을 다부지게 믿어 의심치 않은 길임을,

    고인돌의 세계에 안착할 지은정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하루 한 편은 뜯자, 바다에 나간 강태공처럼 저 출렁이는 파도를 보며 긴 낚싯대 하나 던져 돔을 건져 올렸더라면 그 돔의 상태와 면과 속을 칼로 휘저어 보는 것 무엇을 먹었다지만, 그것은 여전히 바다의 생물이었을 것이다. 미역이라든가 조개라든가 하얀 이 맞물려 동화한 어떤 작용으로 이룬 상태와 면과 속의 덩어리 그 돔을 말이다.

    물고기는 매시 매번 낚는다. 바다의 종들, 그것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본다. 수일 내 그것들이 멸종될 것이라 보지는 않는다. 살아 있으니까 손맛을 보는 것처럼 바다에 풀어놓는 돔도 좋지만, 이렇게 하나씩 건져 올리는 손맛도 더러 괜찮음을, 하루 온전히 씻는 것처럼, 뭔가 허전한 시간이 무엇으로 이룬 것처럼 그렇게 저 영매와 맺어보자.

    오늘 너무 바빴다. 벌초에다 설거지에다가 오후 한 시간 쉬었는지 모르겠다. 머리가 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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