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람 =신용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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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회 작성일 22-08-17 15:32본문
범람
=신용목
안개는 늙은 강을 오래 걸어 여기까지 왔다 잠 속에서 나는 달빛이 흐름의 반짝이는 무덤들을 쳐 흰 수의를 꺼내는 것을 보았다 강물이 벗어 보인 쓸쓸한 등허리 지나간 날들의 마른 등뼈를 보았다 그리움으로 안착되지 않는 시간의 물빛 잔등 발자국이 찍어놓고 온 깊이가 허공과 몸 바꾸는, 길이 걷는 길 저를 버린 길의 은밀한 행차를 위해 수의를 입은 집들이 무덤을 지고 흘러가고 있었다 대낮의 볕이 하얗게 태워 눈부신 재를 다시 강물에 뿌릴 때까지 계속되는 잠 속으로
얼띤感想文
늙은 강과 잠과 나는, 안개가 오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달빛이 흐름의 반짝이는 무덤들을 쳐내며 흰 수의에다가 이적하는 어떤 행위임이 분명하다. 또 그것은 마른 등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것은 강물이 벗어 보인 쓸쓸한 등허리 지나간 날들의 것임을 그러나 그리움은 안착하지 않는 시간의 물빛 잔등 같은 것 그 발자국이 찍어놓고 간 깊이는 또 다른 허공임을 저를 버리고 간 은밀한 시쓰기에 받혀두었던 온갖 무덤의 시집들은 어디로 갔을까! 대낮 볕이 하얗게 닿는 어느 골목에서 하나의 재로 남은 죽음을 본다. 강물에 얹어 떠가는 저 죽음을
안개는 문을 밀며 들어와 명함을 요구했다. 강물은 고전음악을 틀며 다리를 쭉 뻗으며 등허리는 등받이에 기대며 있었다. 급히 자리 개선하며 인사한다. 만들고 싶은 얼굴은 등뼈로 전송하라는 강물, 등뼈에서 다시 이사 간 난초 꽃 위 물빛 등을 여러 겹으로 인쇄한다. 강물은 무덤과 바꾸기 위한 허공을 짓고 은밀한 행차를 준비한다. 대낮은 구름으로 수의를 펼쳐놓고 그 강물을 집고 집으로 몰며 있었다. 돌연변이를 꿈꾸며 바라본 강물 위 대낮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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