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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의 탄생 =박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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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8회 작성일 22-08-19 16:13

본문

목동의 탄생

=박지일

 

 

세잔은 양을 모르는 목동이었다. 눈 덮인 코란도 보닛 위에다 세잔을 기록하며 그것을 알게 되었다. 푹푹 눈 나렸다. 세잔 기록할 때마다 벼룩 나무 몸속에서 자라났다. 요것이 자네의 척추가 될 것입니다. 엑스레이 사진 위 흰 나무. 의사는 손톱으로 긁으며 말했다. 나는 세잔을 사랑하는 것 같다. 눈 나리지 아니하였다. 세잔이 나를 기록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오기도 했다. 간지러운 귀 참을 수 없었다. 세잔. 나는 네게로 가고 있다. 비 나리지 아니했다. 하늘을 여러 번 바꿔 써보아도 걸을 때마다 푹푹 잠기는 발목은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것 아니었다. 세잔은 양에게서 가장 멀어. 내가 그를 사랑할 수 있는 이유였다. 기록만이 사랑을 만들어낼 것이다. 떨어지는 눈송이를 새로운 세잔의 탄생이라 불러도 좋다. 양의 등 쓰다듬는 손 앞에서 주춤거린 적 있다면,

 

    얼띤感想文

    첫 문장을 보면 세잔은 양을 모르는 목동이었다. 다시 말하면 세잔은 시를 모르는 시인이었다. 여기서 세잔은 완벽한 시의 존재가 아니다. 가령 시초쯤 보면 좋을 듯싶다. 세잔이 나를 기록하고 있다는 소문, 나는 네게로 가고 있다는 데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세잔은 양에게서 가장 멀어, 내가 그를 사랑할 수 있는 이유다. 오랫동안 보아야 하므로 그것은 저 위, 눈 덮인 코란도 보닛 위에다 세잔을 기록하며 그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는 표현 역시 코란도 보닛은 불변의 존재 어떤 도구나 어떤 접속성이 강한 물질이겠다.

    지금도 양을 치는 목동들이 있고 그 위에는 떨어지는 눈송이들이 많다. 양의 등을 쓰다듬는 손, 지금 이 순간도 하얀 등 어루만지면서 세잔을 부르고 나는 너에게로 가고 있으니까,

    가령, 돈키호테로 글을 쓴다면,

    어둠과 빛에서 바닥과 그늘에서 우리가 의지하는 곳에서 가로지르는 격자의 마음을 말이다. 양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무게가 더 나가는 것 같다. 눈송이처럼 내리는 마음을 얼음처럼 가는 것은 그것이 코란도 보닛으로 되는 마술과도 같다.

 

    아침이면 저 늙은 로시난테가 어둠 가득한 돈키호테를 태워 바람의 고장 풍차로 데려다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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