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세 =박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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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세
=박신규
그늘진 말들이 와서 가만히 안아주었네 빨리 늙고 싶은 마음들이 함께 차가운 맹지에 숨어들었네 끝내 묻지 않고 묻어둘 수도 없는 침묵은 다 벗은 상처의 끝물이었네 서로를 베어물면 햇볕마저 시고 떫었네 누구라도 먼저 져버리길 애타게 기다리지 않고 이미 전생에서 버림받은 말들로 사랑을 나누며 잠이 들었네 바람꽃 앞에 내던진 시간, 늘어진 속옷처럼 놓아버린 마음들이 꽃자리에 머물렀네, 저만치 떠올릴 때마다 새벽 가등이 꺼지네 어스름 속으로 푸르게 돌아보면 짓다 말고 버리고 온 집이 한 채, 그 자리에 선 채로 늙고 있네
얼띤感想文
南北, 崇烏
실무회담을 놓고 핫라인 통신은 없었네 문무 하나가 개와 고양이를 살필 겨를은 더욱 없었네 우리는 니트족처럼 그냥 쉬었음은 싶었어 다만 낙엽 진 곳은 제국을 통일한 시 황제였네 책사策士를 보필한 책사로 지낭智囊도 아닌 인사였네 그렇지 여름이었을 것 같네 말하자면 진리를 얻고자 길을 떠난 현장玄奘법사와 그를 돕는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의 행자 그룹이라 보면 되네 아니면 똘마니였든가, 관중은 웃었고 구름은 피었네 현장現場의 사변과 위선을 본 지행합일知行合一은 혹세무민惑世誣民의 사론邪論이었네 그러니까 까마귀는 역시 금서였네 가끔씩 피는 벚꽃은 눈물 나게 화사하고 봄볕은 따갑기만 했지만, 고무줄은 그 어떤 것도 묶을 수 없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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