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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빌어먹을 =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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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2회 작성일 22-08-21 12:04

본문

노래, 빌어먹을

=김세윤

 

 

    비루먹은 개처럼 길에서 죽을 것이다 낡은 기타 하나 등에 매고 술기운이 흘러내려 흐리마리해진 시야엔 콩나물 대가리와 끊어진 기타 줄과 빌어먹을, 누가 걷어차 쭈글쭈글해진 개 밥그릇만 남을 것이다

    몇 번의 격전에도 살아남았다 누굴 먼저 건드리는 법은 없지만 밤무대 가수라고 던지는 맥주병과 걸어온 싸움을 한 번도 피하지 않았다 무대에 명줄을 건 뮤지션에겐 살점이 뜯겨 나가도, 순순히 상대의 급소를 입에서 놓치는 법이 없다

    구부정한 등짝, 듬성듬성 털은 빠졌지만 어깨에 새겨진 견장을 빛내며 한 번씩 으르렁거린다, 국물이 흐르는 누런 이빨에 찢어진 종량제 봉투와 한국 가요 50년사가 페이지가 뜯겨 나간 전쟁사처럼 펄럭인다

    조심스레 옆구리를 건드리는 손 늙은 줄만 알았는데 힘도 다 빠졌군, 다 아문 흉터를 쓰다듬어도 으르렁대던 너 눈을 내리깐 채 쭈뼛쭈뼛 이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바닥에 꼬꾸라져 뼛속 깊은 추위에 순식간에 무장해제된 채 잠깐 말개진 눈동자로, 누구신지

    노숙인 쉼터에서 나왔는데요, 여기 이러다간 얼어 죽어요 어서 일어나시죠, 목을 꽉 조인 기타 줄을 풀어 준다

 

    얼띤感想文

    언제 어느 때든 지긋이 오래가는 것은 없다. 내가 산 자동차도 얼마 지나면 고물이 되고 또 바꿔야 한다. 내가 하는 사업도 어느 시기면 사양산업이자 소비자의 외면을 피할 순 없겠지, 항상 무엇을 대비하든 유비무환이다. 세상은 변화하지 않은 거 없는 변화의 세계다. 이 세계에 맞춰 나가려면 가장 먼저 내가 변화해야 한다. 비루먹은 개처럼 길에서 죽을 것이 아니라, 기타 줄을 잇고 쭈글쭈글한 이 몸도 다시 가꾸어야 한다. 물론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자라면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누런 이빨에 찢어진 종량제 봉투와 한국 가요 50년 사 페이지 다 뜯겨 나간 인생사, 갖은 흙탕물 뒹굴다 무너져 간 커피 인생 25년 사 그 페이지 한 장씩 쌓아 다시 잇는다. 아직은 꿋꿋한 등짝 머리숱 좀 빠져도 아직은 볼만한 이제 밤 풍경은 변했다지만, 개인 간 인맥까지 다 죽은 거 아니다. 조심스레 씨앗을 뿌리는 작업, 글쓰기의 바탕 쭈뼛쭈뼛 이를 드러내진 않아도 꼬꾸라져 뼛속 깊은 추위는 피해야겠다.

    저 시퍼런 무대를 보라, 당신은 조연이 아니라 주연임을 누가 대신하는 역할도 아닌 이곳 당당히 올라 다시 진두지휘를 해야겠다. 아침 이 송곳처럼 닿는 시 한 수에 뼈를 깎는 느낌은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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