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쇼) - 이장희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Show(쇼) - 이장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9회 작성일 22-08-24 13:32

본문

Show(쇼) / 이장희


바다의 살점을 떼어 갖다놓았다
접시처럼 생긴 작은 파란 호수
호숫가 주위를 가득 메운 엉덩이들
호수엔 파도는 나타나지 않고
작은 호수 속에  아직 물고기는 없다
동그란 무대 위에 하얀 장화 신은 여 조련사
호루라기로 마법을 걸더니 관중의 눈동자를 모으고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돌고래 두 마리가
조련사 앞에 무대 위로 미끄러지며 올라온다
관중석에선 환호의 갈채를 만들고
호수 속으로 다시 들어가더니
호수 속은 잔잔함이 잠시 침묵을 지키며
공중으로 돌고래 두 마리가 날아오르더니
바다의 날치처럼 솟아오른다
꼬리지느러미로 물 위를 걸어 다니고
조련사가 큰 동그라미를 들고 있으면
동그라미로 과녁을 관통하는 화살이 된다
관중석에서 박수소리로 파도를 만들고
휘파람을 풍선 터트리듯 펑펑 터트린다
관중석에 한 돌고래가 큰 풍선을 꼬리로 던지면
손과 손들은 돌고래가 주는 익살을 받으려 하고
조련사의 호루라기 마법이 풀리자
돌고래들은 물 위에서 다시 점프로 인사를 한다.



시마을 同人
2019 계간 '시와 산문' 에서 주최한 2019 문학상에 우수작 당선으로 등단
現 시마을 '창작의 향기' 게시판 운영자



<감상, 그리고 한 생각>

시가 시인의 체험에서 비롯된 관조觀照,
또는 감각의 의도적인 조화라는데
동의 한다면...

一見, 위의 시는 돌고래의 쇼를 실감나게 전달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고도 여겨진다.

그러나, "바다의 살점을 떼어 갖다놓았다" 라는 첫 行의
울림이 졸곧 따라 다녀 <잃어버린 自然>을 읽는다는
아픔이 자리하는 건 나만의 지나친 비약적 讀法일까.

(하여, 시에 있어서는 단 한 줄[絃]의 울림이
그 나머지의 모든 걸 말해줄 수도 있으니)

하긴, 우리네 삶이라 하여
조련사 호루라기의 획일된 指示에 따라 움직이는
저 돌고래들의 서글픈 Show와 다를 바 무엇인가.

온갖 사회적 규범과 지시의 호루라기 소리에 의해 떠밀리며 혹은,
서로를 그악스레 떠밀며 <現實生活>이라는 수조水槽 안에
갇혀 사는 우리...

우리들은 매일 똑 같은 점프로 도대체
누구에게 인사를 하는 것일까.

아니, 박수소리가 있기나 한 걸까.


                                                                                          - 희선,
추천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7건 2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11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2 07-04
411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2 07-05
411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2 2 07-16
411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2 07-26
열람중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2 08-24
411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2 09-08
411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2 09-15
411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2 09-16
410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2 09-21
410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2 09-25
410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2 09-26
410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2 10-18
410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 2 10-20
410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 2 10-31
410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5 2 11-07
410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 2 11-23
410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2 12-02
410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2 10-28
409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6 2 10-31
409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2 01-20
4097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9 1 07-07
409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9 1 07-07
4095 徐승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7 1 07-08
4094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3 1 07-09
4093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8 1 07-09
409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0 1 07-10
4091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7 1 07-13
4090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8 1 07-14
4089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1 1 07-14
4088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9 1 07-15
4087 徐승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4 1 07-15
4086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1 1 07-16
4085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4 1 07-16
4084 박커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1 1 07-17
4083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61 1 07-19
4082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2 1 07-21
408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8 1 07-22
4080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4 1 07-23
4079 徐승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2 1 07-24
4078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3 1 07-28
4077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2 1 07-28
40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1 1 07-28
4075
삵 / 김산 댓글+ 2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9 1 07-29
40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6 1 07-29
4073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6 1 07-30
4072 차윤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28 1 07-30
40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1 1 07-30
40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3 1 07-31
40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5 1 08-01
4068 徐승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6 1 08-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