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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봄을 웅성거리지 않았다 =최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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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5회 작성일 22-08-24 16:18

본문

꽃은 봄을 웅성거리지 않았다

=최지인

 

 

    영원히 비가 오지 않을 세계 아래로 유유히 지나가는 장마들

    눈 뜬 채 죽어간 화가의 동맥과 흰 수목의 화엽들과 바람을 긋던 새 떼가 허공에 부서져 썩어가고 있을 때

    먼 생을 돌아 한으로 추락하는 숨을 놓친다

    자정의 수평선에 먹구름이 돌면 해안가를 따라 휩쓸릴 때까지 떠오르다가 터지는 빛

    지옥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죽어서 그곳으로 간다지만 봄은 끝까지 꽃을 살아가고 있다

    두 명의 아이는 사라지고 수천만 시간의 바다만 몰아칠 것이다 심장도 찬란히 망가질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별들이 몰락하기도 전에 너의 계절이 왔다

 

    얼띤感想文

    시제 꽃과 봄은 대조적이다. 여기서 영원히 비가 오지 않을 세계라든가 유유히 지나가는 장마, 눈 뜬 채 죽어간 화가의 동맥, 흰 수목의 화엽, 바람을 긋던 새 떼는 모두 꽃의 또 다른 묘사다. 허공은 봄이 된다. 전자가 시의 주체면 후자는 시의 객체다.

    여기서 잠깐 비유를 보면, 화가의 동맥 그리고 흰 수목의 화엽 정말 멋진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거의 언어의 기교다. 화폭 한 장을 어찌 저리 잘 그릴 수 있을까,

    먼 생을 돌아 한으로 추락하는 숨을 놓친다, 달리 말하면 먼 생을 돌아 한을 풀지 못했다와 같다. 시측 대변을 통해 시화적 그림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자정의 수평선은 꽃이며 먹구름이 돌고 해안가를 따라 휩쓸릴 때까지는 허공의 또 다른 작용을 말한다. 그때 떠오르다가 터지는 빛 그야말로 시의 인식에서 오는 교감이겠다.

    지옥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은 꽃의 또 다른 작용으로 생겨 난 어떤 물질을 묘사한다. 봄은 끝까지 꽃을 살아가고 있다는 말은 여전히 죽음의 끝자락을 건져내지 못한 어쩌면 시의 인식 부재와도 같아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두 명의 아이는 사라졌다. 남쪽에서 오는 아이와 북쪽에서 생겨난 또 다른 아이의 흔적들 수천만 시간의 바다는 역시 물고기의 고장에 영원히 사장될 그 어류들을 생각하자면 심장도 떨리는 것이며 그 끝에 오는 격한 감정은 일어 쉽게 이 세계에서 물러 날 순 없을 것이다.

    이것도 어쩌면 독이며 영혼을 장악해 들어간 것이니 실로 맹독이 아닐 수 없다.

    별들이 몰락하기도 전에 시를 읽고 다 덮기 전에 벌써 너의 이미 끊겼던 어떤 글쓰기가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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