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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셔츠 =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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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2회 작성일 22-08-25 19:21

본문

셔츠

=박승열

 

 

    셔츠 입고 집을 나선다 잘 다려진 셔츠다 내가 다렸다 막다리고 난 뒤에 입었을 때는 옷이 조금 뜨거웠는데 어느새 이 반팔 셔츠는 나를 아주 시원하게 만든다 바람이 부는 곳으로 나는 이끌린다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올 때 나는 열십자로 서서 바람을 맞는다 나는 가만히 서 있는데 셔츠가 바람에 펄럭인다 셔츠는 나의 바깥이다 나의 바깥이 나를 시원하게 하고 내가 다린 것이 다려짐으로부터 벗어나 소리없는 펄럭임으로 승화한다 펄럭이는 나의 바깥, 그리고 나는 가만히 있음으로 펄럭인다

 

    얼띤感想文

    바깥을 연다 연 바깥을 입고 바깥의 둘레로 넥타이를 맨다 바깥을 몰며 바깥에 간다 바깥에서 오는 바깥은 바깥의 손길 따뜻하다 차갑다 침이 오른다 얼굴이 화끈거린다 뜨겁다 달다 매콤하다 식상하다 예리하다 계속 올려다보는 바깥, 바깥에서 추락하는 바깥을 억지로 붙들며 바깥에 앉아 있는 나, 바깥을 찢으며 손짓하는 너 그 사이에 붉은 노을이 핀다 뜨거운 불덩이가 산 아래로 넘어간다 바깥이 바깥에 내어놓는 바깥은 바깥에게 갈 것인가? 영원히 사장하는 바깥에 바깥이 두 팔 끼며 앉아 바깥을 다시 본다 바깥은 이유도 없이 한없이 깊고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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