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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기다리는 사람 =최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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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3회 작성일 22-08-26 11:48

본문

기다리는 사람

=최지인

 

 

    회사 생활이 힘들다고 우는 너에게 그만두라는 말은 하지 못하고 이젠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했다 까무룩 잠이 들었는데 우리에게 의지가 없다는 게 계속 일할 의지 계속 살아갈 의지가 없다는 게 슬펐다 그럴 때마다 서로의 등을 쓰다듬으며 먹고살 궁리 같은 건 흘려보냈다

    어떤 사랑은 마른 수건으로 머리카락의 물기를 털어내는 늦은 밤이고 아픈 등을 주무르면 거기 말고 하며 뒤척이는 늦은 밤이다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룬 것은 고작 설거지 따위였다 그사이 곰팡이가 슬었고 주말 동안 개수대에 쌓인 컵과 그릇 들을 씻어 정리했다

    멀쩡해 보여도 이 집에는 곰팡이가 떠다녔다 넓은 집에 살면 베란다에 화분도 여러개 놓고 고양이도 강아지도 키우고 싶다고 그러려면 얼마의 돈이 필요하고 몇 년은 성실히 일해야 하는데 씀씀이를 줄이고 저축도 해야 하는데 우리가 바란 건 이런 게 아니었는데

    키스를 하다가도 우리는 생각에 빠졌다 그만할까 새벽이면 윗집에서 세탁기 소리가 났다 온종일 일하니까 빨래할 시간도 없었을 거야 출근할 때 양말이 없으면 곤란하잖아 원통이 빠르게 회전하고 물 흐르고 심장이 조용히 뛰었다

    암벽을 오르던 사람도 중간에 맥이 풀어지면 잠깐 쉬기도 한 대 붙어만 있으면 괜찮아 우리에겐 구멍이 하나쯤 있고 그 구멍 속으로 한계단 한계단 내려가다보면 빛도 가느다란 선처럼 보일 테고 마침내 아무것도 없이 어두워질 거라고

    우리는 가만히 누워 손과 발이 따뜻해지길 기다렸다

 

    얼띤感想文

    편안하게 쓴 일기 같은 시 한 줄이다. 그렇다. 아무리 힘들어도 어떤 기준점에 붙어 있는 건 중요하겠다. 사람은 출구 같은 게 있어야 한다. 삶에 여러 스트레스 어디 한두 가지일까만, 이들을 풀 방안 같은 것 말이다. 어찌 보면 세상 사는 사람들

    모두 하나같이 비슷하다. 고민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욕심이 없는 사람이 또 어디 있으랴, 산속에 들어 살아도 챙길 건 또 챙기며 살고픈 인간의 욕정이다. 도라지 하나를 더 캐더라도 말이다. 모든 걸 간소화해야겠다. 버릴 건 좀 버려가면서 달랑 시집 한 권과 글 쓸 수 있는 배경 하나쯤,

    일도 느긋하게 하자, 목숨을 당길 필요가 없다. 오늘 오시는 사람은 오늘 오시는 거고 내일도 오지 않으면 내일도 오지 않는 거처럼 그렇게 보며 지내자. 그러다 간혹 인사는 하면서 아! 그때 그 사람, 그러면서도 때론 반갑고

    그러나, 좀 더 성실히 살아야겠다. 좀 더 걸으며 좀 더 찾아뵙고 좀 더 안부를 물어보자. 늘 당신 곁에는 내가 있음을 그렇게 확인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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