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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시작된 눈 =이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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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회 작성일 22-08-26 15:33

본문

갑자기 시작된 눈

=이현승

 

 

    맹렬하게 가속도를 더하던 빗줄기들은 빙점을 통과하면서 가벼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드문드문 생각난 문장처럼 눈발은 성기고 검은 저녁의 재가 석양을 뒤덮자 순식간에 북적이는 거리가 만들어졌다.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들이 갑작스러운 눈발에 하나같이 낭패감으로 허둥대는 길에서 나는 큰아이가 다니는 병원의 소아과 선생을 지나쳤다. 호주머니에 돌멩이를 잔뜩 넣은 버지니아 울프처럼 그녀는 잔뜩 앞으로 쏠린 채 걸어가고 있었다.

    얼마 전 나는 그녀에게 다급하게 매달리고 있었고 그녀는 발을 구르는 나를 차갑게 다독여주었다.

    다급하고 성마른 사람들이 하루 종일 붙들었을 그녀를 무심한 저녁 바람이 한번 더 흔들고 갔다. 그때마다 검게 죽어가던 불씨가 잠시 빨간 눈빛을 일으키듯 머리카락 사이로 지폐처럼 피로한 낯빛이 얼비쳤다.

    우리는 좁은 인도를 황급히 지나쳤다. 한줄기 불빛이 시력을 빼앗아 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잠시 시력을 회복하는 동안 나는 망자의 뜬 눈처럼 열린 채 닫힌 눈으로 잿빛으로 지워져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얼띤感想文

    아무 생각이 없다. 거저 한 줄의 문장을 보며 방금 지나간 아이를 생각한다. 올해 서른여섯이라고 했다. 작년 교통사고로 1년간 병원에 누워 있었다. 일도 하지 못하고 수술을 몇 번 했다. 넓적다리관절(고관절)이 튀어 나가는 바람에 대수술을 가졌다.

    병원비는 운전자 보험에서 나온 보험금으로 어떻게 대처했나 보다. 어머니가 든 운전자 보험에서 이천 만 원 상대편 운전자 보험에서 1억 몇천만 원, 다음 달은 손해사정인을 통해, 장애인으로 살아야 하기에 보험소송에서 보험회사 상대로 24천여만 원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한다.

    한두 시간가량 앉아 별별 얘기들, 그러나 일이 없어 문제다. 요즘 철 작업 관련으로 부업 삼아 따라다닌다고 했다. 그나저나 받은 보험금이 몇억이나 된다니, 몸이 망가진 거 생각하면 안 된 일이지만, 몇 년 잘살았다.

    얘기를 마치고 자리 일어서는데 화장실 가는 그를 보았다. 약간 절뚝거리며 걷는 그를 보았다. 바깥 주차한 자동차까지 배웅하며 같이 걸었다. 이번에 중고차 한 대 샀다고 한다. 소나타 약 8만 킬로 탄, 250만 원 줬다고 한다. 차는 또 왜 이리 싸나, 정말 어찌 보면 세상 참 현명하게 산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내 차 한 달 임대료만 123만 원이나 줘 가며 타고 있으니 갑자기 전기차 타는 후배가 지나가기도 한다.

    줄여야 할 것은 차에도 문제가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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