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의 나뭇가지 =정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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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회 작성일 22-08-27 14:18본문
삼월의 나뭇가지
=정화진
버리고 버리고 버리고 싶었다. 식기류도 옷가지도 책들도 남편도 아이도 그때 아파트 난간이 그리웠다. 문득 생이 어두운 벼랑을 원할 때 그 아래 삼월의 공원 나뭇가지들이 앙상하다. 바람으로 거리에 서 있었던 북풍의 오후 베란다 창에 거꾸로 매달려 안녕, 인사하던 그녀, 그녀들 생각이 났다. 먼 별을 지나 우주를 가로질러 몇 세기를 지나 짧은 머리 그녀가 잠시 왔었던 게다. 팔을 뻗어 길게 토닥토닥 그녀의 어깨를 두드려줘야 했었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구나” 토다, 토닥, 북풍의 삼월 손가락이 길게 자라는 꿈을 꾸었다. 삼월의 마른 나뭇가지 저 안쪽
얼띤感想文
삼월의 나뭇가지와 북풍은 대조적이다. 이 존엄한 시 앞에서 어떤 글을 쓴다는 것은 예의가 아닌 듯하다. 살다 보면 별일 다 생기는 것이 인생사이기 때문이다. 내가 믿은 곳에서 어떤 거리감이 생길 때 많은 것이 떨어져 나간 것처럼 의지할 곳도 의지할 바도 없는 삶이 되어 버린다. 무엇을 한다는 것도 의미가 없어져 버리는 순간, 삶은 참 단순하기 그지없다. 아예 이것도 저것도 없이 산다면 모를까, 북풍의 삼월 손가락이 길게 자라는 꿈을 꾸었다. 그 손가락이 칼날처럼 섬뜩하게 왔으리라, 삼월의 마른 나뭇가지 저 안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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