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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머리칼은 촉수다 =김영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40회 작성일 22-08-27 22:24

본문

머리칼은 촉수다

=김영미

 

 

    머리를 감는다 젖은 머리카락 두 손으로 움켜쥐었다 수백 개의 촉수가 살아났다 헐렁한 몸 여기저기를 더듬거렸다 가늘고 긴 돌기가 찌푸리는 입 주변을 핥았다 수많은 촉수가 한꺼번에 섰다 이들이 내 머리채를 잡고 어두운 구멍으로 사라졌다

    가난을 덮어쓴 찬물은 더 차가웠다 머리칼에 언 손끝이 베었다 엉킨 머리 위를 물방울이 굴러다녔다 내가 울음을 터뜨릴 때마다 새가 울며 날아갔다 물속에서 머리카락이 불쑥 돋았다

    머리를 묶는다 머리칼에 매여 있는 나를 본다 달아날수록 머리채를 부여잡는 길목 내 손바닥의 감각을 자른다 바닥에 잘린 감각의 목록이 수북하다

 

    얼띤感想文

    머리를 감는 일과 머리카락 움켜쥐는 일, 머리칼에 언 손끝이 베는 일, 물속에서 머리카락이 불쑥 돋는 일, 머리를 묶는 일과 결국 머리칼에 매여 있는 나 머리카락에서 오는 느낌 새카맣고 가늘고 긴 어떤 형태에서 오는 상징적인 시어가 아닐 수 없다.

    그러면, 새카맣고 가늘고 긴 어떤 형태를 뛴 시어는 또 무엇이 있을까? 까맣고 가늘고 길게 뽑아지는 에스프레소 그러나 형태가 무너진다. 한 잔 가득 담을 순 있어도 철근이나 각 파이프 같은 자재들 건물 곳곳 지탱할 수 있는 것들이다.

    가난에서 오는 이 공부의 즐거움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거 같다. 늘 물고기를 건져 올려도 끝이 없는 세계, 언어의 묘미를 찾아 손끝이 베는 게 있어도 좀 더 선명한 물방울 한 방울 찾는다면 저 잘린 바닥에서 감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오늘도 머리채 잡고 머리카락 한 올 잘라본다.

 

.


추천1

댓글목록

김재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도 좋고 감상문은 더 마음에 와 닿는 순간입니다.
시를 사람이면 대부분 공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래도 숭오님의 감상평을 보며 많이 공부하고 공감하고 웃곤 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정에 동요되지 않는 맑고  무탈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숭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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