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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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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비산의 바람 =이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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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4회 작성일 22-08-28 13:41

본문

비산의 바람

=이제니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사람이 꿈에 나타나 웃었다 울었다 사라졌다. 바람 사이로 사라지는 사람. 사람 뒤로 사라지는 바람. 비산은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한쪽은 울고 한쪽은 웃는다. 울면서 웃는 것. 웃으면서 우는 것. 말하면서 말하지 않는 것. 말하지 않으면서 말하는 것. 여럿이서 하나가 되는 것보다 하나인 채 여럿인 방식을 택한 이후로. 그 골짜기에서 너는 돌이 되었구나. 바람이 되었구나. 내내 고독해졌구나. 아코디언과 폴카. 롤렛과 도미노. 광장으로 모여드는 겁 없는 청춘들처럼. 이름 붙이지 않아도 이미 있었던 사물의 의연함으로. 아름다움 속에서. 아름다움 속에서. 너는 높낮이가 다른 물그릇을 두드린다. 들리지 않는 마음처럼 어떤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종이 위에 적힌 어두움이여. 찾아내지 않아도 이미 있었던 쓸쓸함이여. 비산은 바람이 없다고 했다. 나의 바람은 세계의 끝까지 걷고 걷는 것이다. 죽을 때까지. 끝없이. 끝없이. 내 속의 고요가 솟아 나올 때까지. 내가 알지 못했던 네 얼굴을 되찾을 때까지. 뜻 없는 모래 장난처럼 글자가 무너져 내린다. 어디선가 무채색의 노래가 타오른다. 그는 죽었고 썩었다. 꿈에서 돌아와 비산의 바람이라고 썼다. 돌에 새겨 넣듯 비산의 파도라고 썼다. 비산의 피로라고도 썼다. 내게도 고향이 있을 것만 같았다.

 

    얼띤感想文

    시제 비산飛散은 날아서 흩어짐을 말한다. 바위 같은 시의 어떤 풍화작용으로 인식과 부 인식의 단계를 거치는 얼굴이겠다. 그 속에 비치는 어떤 감정을 표현한 것이겠다. 즉 바닥에서 바라보는 바람의 얼굴과 바람에서 바라본 바닥의 얼굴을 가령, 웃었다. 울었다. 사라졌다. 한쪽은 웃는 것이며 왜, 너의 터무니없는 발길질에 웃을 수밖에 없는 현실 한쪽은 뜯을 수 없는 문장에 울 수밖에 없는 일이 될 것이다. 시의 인식은 새로운 출발을 가져온다. 건설적 측면에서 하나의 집을 구축할 수 있는 설계를 미리 뽑을 수 있는 단계에 이른다. 그러므로 시어에서 오는 느낌과 이 교본 같은 시에서 풍화와 도돌이표 같은 음반은 돌고 돈다. 그 단계에 이르면 이 시는 버려지겠다.

    내가 알지 못했던 네 얼굴을 되찾을 때까지. 그렇다. 너의 얼굴을 찾을 때까지 머물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떠나면 나는 또 외로운 존재가 되어버린다. 내게도 고향이 있을 것만 같았다. 마치, 어떤 대가도 없는 세계, 그렇다고 대가를 바라고 쓴 것들은 아니지만, 그것은 바로 비산의 바람이며 비산의 파도며 비산의 피로라고 썼다. 그나마 시인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시집은 최소한의 명예와 책값은 받았으니까, 이 놀이마당에서 인터넷으로 즐기는 이 세계는 다만, 비산의 피로 비산의 파도 비산의 바람이라고 표현하면 그렇지만, 비산의 희망을 넘어 하루의 위안으로 쓰는 것임을 마치 내 고향에 온 것처럼 편히 지낼 수 있는 이 사마을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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