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김선우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몸살 =김선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0회 작성일 22-08-30 16:12

본문

몸살

=김선우

 

 

    나는 너의 그늘을 베고 잠들었던 모양이다. 깨보니 너는 저만큼 가고. 나는 지는 햇살 속에 벌거숭이로 눈을 뜬다. 몸에게 죽음을 연습시키는 이런 시간이 좋아. 아름다운 짐승들은 떠날 때 스스로 곡기를 끊지.

    너의 그림자를 베고 잠들었다 깨기를 반복하는 지구의 시간. 해 지자 비가 내린다. 바라는 것이 없어 더없이 가벼운 비. 잠시 겹쳐진 우리는 잠시의 기억으로도 퍽 괜찮다.

    별의 운명은 흐르는 것인데 흐르던 것 중에 별 아닌 것들이 더러 별이 되기도 하는 이런 시간이 좋아. 운명을 사랑하여 여기까지 온 별들과 별 아닌 것들이 함께 젖는다.

    있잖니, 몸이 사라지려 하니 내가 너를 오래도록 껴안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날이야. 알게 된 날이야. 축복해.

 

    얼띤感想文

    시인의 시집을 들고 무작정 펼친 쪽 몸살이 언뜻 보인다. 요 며칠 몸살로 좀 앓은 건 사실이다. 오한과 재채기 나중에는 설사가 동반하였으며 입맛은 쓴맛으로 변해 있었다. 코로나였다.

    코로나에 대한 나의 인식은 감기처럼 여태까지 보아왔다. 별 대수롭지 않게 말이다. 이번에 코로나에 걸려보니, 몇 년 전 독감으로 앓아누운 적도 있었는데 그때보다는 아주 약한 느낌이다. 그러니까 실지 감기처럼 아니 감기보다 한 수 낮은 어떤 지나가는 병처럼 말이다.

    정부에서 요구한 예방주사도 맞지 않았다.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는 건 아니지만, 굳이 맞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줄곧 함께 한 가까운 친구의 사망을 보고 난 후 더더욱 믿지 않았다. 백신에 대한 불신 말이다. 친구는 1차 맞고 2차에 세상을 달리했다. 지병도 없었으며 몸도 꽤 좋은 친구였다. 헬스 대회에 나가 입상까지 한 친구라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가까운 사람이 백신을 맞고 죽었을 때 그 놀라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살아 있다면, 항상 죽음에 대한 준비는 되어 있어야 한다고 나는 본다. 죽음이 언제 어느 시기에 올지 모를 일이지만, 준비가 되어 있다면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위 시에서 의미가 닿는 문구가 하나 있다. 아름다운 짐승들은 떠날 때 스스로 곡기를 끊지, 시의 세계도 마찬가지지만, 우리의 인간사 마찬가지다. 신은 죽음에 앞서 몸부터 기능을 없앤다. 굳어가는 것 굳음으로 말이다. 아무리 의욕적인 사람도 모든 생활 반경은 줄어들며 사회에 공헌할 수 없는 몸은 스스로 곡기마저 끊어버린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더욱 마음 아프게 한다.

 

.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5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62 1 07-07
491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 06-25
49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 06-25
49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 06-22
491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06-18
49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 06-15
490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06-12
49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6-08
49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6-08
490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6-05
490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06-05
49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6-05
49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6-01
49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6-01
490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 05-31
490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 05-30
489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5-29
48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5-25
48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5-24
489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5-22
48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5-21
489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5-20
489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5-19
489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5-18
48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05-18
48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 05-18
488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5-16
488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5-15
48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5-13
48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1 05-10
488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5-09
48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5-09
48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5-06
48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05-05
48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5-03
488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1 05-02
487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5-02
487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4-30
487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4-30
48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 04-30
487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4-29
48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4-27
48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4-27
487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4-24
48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4-24
48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04-20
486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4-18
48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4-18
48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4-18
48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0 04-1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