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最善) =김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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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4회 작성일 22-09-01 17:16본문
최선(最善)
=김수우
아침 영롱한 거미줄, 창틀과 깨진 화분을 잇고 있다
무한 서사를 퉁기는 외줄 우주, 명랑하다
내가 만든 커다란 먼지들이 거미줄 타고 논다 나를 본다
풀렁풀렁 구르는 투명한 몽당발들
한순간, 문득, 툭,
끊어질 평생을 알아 최선으로 빛난다 칡덩굴이 아니라
절대 찰나에 끊길, 끊어져야 하는 영원을 보았기에
최선으로 빛나는, 빛나야 하는, 미치는, 미쳐야 하는
최후, 찬란한 지도 한 장
鵲巢感想文
시적 세계관에서 아침은 늘 열어보는 그 시점이다. 물론 시의 주 고객은 시인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열어 본 그 시점에 영롱한 거미줄은 시인의 처지겠다. 일반 독자라면 아무 생각 없이 질주하는 비포장도로 거나 포장도로 거나 그 어느 것이든 무관하겠다.
창을 만드는 것도 깨진 화분을 잇는 것도 시인이 하는 일, 새로운 우주관 그 속에 블랙홀과 같은 검은 띠 두른 검독수리로 무한 서사 물고기 낚아 올린다면, 더 바랄 것도 없겠다.
한순간, 문득 느낌이 오는 경우, 시는 끊어질 운을 타고나는 것이다. 그것은 칡덩굴이 아니라 절대 찰나에 끊길, 또 끊어져야 제 운명을 다한 것처럼 그건 시인이 말한 최선이다. 그러므로 한 번 인식하고 넘어간 시는 어쩌면 다시 보기가 어렵다. 그 순간에 우주적이며 뇌파적인 활동은 잔영의 빛으로 내 닿았으니까 말이다.
어떻든지 간에 시는 최후, 찬란한 지도 한 장처럼 우리를 인도하며 안내하는 건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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