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게 타오르는 =이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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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7회 작성일 22-09-02 21:28본문
차갑게 타오르는
=이은규
몇 점 눈송이가 겨울을 데리고 왔다 편백의 숲으로, 여독에 물든 것들은 왜 추운 바람 냄새를 묻히고 다니는 걸까, 관성처럼 기다리는 안부는 멀고 희망이 가장 먼저 죽는다는 말을 의심해보기로 한다 두고 온, 나를 잊을 수 없다 편백나무의 기억을 기억하는 어느 화가처럼, 어둠일수록 별을 아끼는 이유 다가올 문장들이 기록된 문장들의 주석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해석에의 동경보다 오독을 즐겨 할 것 언제일까 스스로 귀를 자를, 문장의 시간 두통의 잉여를 달래는 요법 이마에 물먹은 편백나무 한 조각 올려놓는다 피톤치드 피톤치드 소리 없이 속삭이는 별들 두고 간, 화집 속엔 차갑게 타오르는 편백나무, 여독의 몸이 보내온 추운 바람 냄새가 닿을 것 같은 밤, 관성처럼 기다리지 않은 안부는 가깝고 희망이 가장 나중에 죽는다는 말을 의심해보기로 한다 죽음보다 더 나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까 요법의 겨울 도처에서
鵲巢感想文
몇 점 눈송이가 겨울을 데리고 왔다. 다음 문장은 편백의 숲이다. 편백의 숲이 시적 주체인가, 아니면 몇 점 눈송이가 시적 주체인가? 여독에 물든 것들은 왜 추운 바람 냄새를 묻히고 다니는 걸까, 그러고 보면 추운 바람 냄새를 따뜻하게 묻고 싶은 편백의 숲이 그리울 때도 있겠다. 이 시를 읽고 있자니, 세월 무상함을 느낀다.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얘기인가? 아니면 무관심의 눈송이가 순간 빗발쳐 겨울로 먼저 내딛고 만, 가령 희망이 먼저 죽은 안부가 관성을 저버리고 편백의 숲에서 올려다본 밤하늘 별빛처럼 그러나, 다가올 문장들이 기록된 문장들의 주석이 되어서는 안 되듯 새로운 삶을 구축해야 한다. 피톤치드 나무에서 내뿜는 시향처럼 수직으로 오르는 희망에서 밤을 벗을 수 있는 바람을 겨울처럼 느끼고 싶다. 그것은 여독을 깨끗이 씻을 수 있는 희망이며 그 희망의 오류 같은 희망의 한 줄기는 동경보다 오독을 즐겨야 하는 일, 그 일에서 어쩌면 편백의 숲으로 들어가는 죽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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