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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실내 야구장 =최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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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6회 작성일 22-09-04 18:36

본문

실내 야구장

=최승철

 

 

야구공이 튕겨 나오자 싸락눈 내렸다 실내 야구장이 있고 간이식당이 있고 어느 도시에나 볼 수 있던 신호등과 휴지들 각기 다른 방향을 보면서 헤드라이트는 함박눈의 실루엣을 비춘다 너는 또 어디쯤에서 배트를 휘두를까 생각하는 동안 나 또한 공을 놓쳤다 공의 회전을 바라보던 머리가 어지럽게 떠돈다 동전 투입구 밑 토사물엔 좀처럼 눈발이 쌓이지 않고 움켜쥔 손으로 눈을 치켜뜨며 공을 보았다 허공을 가르며 내리는 눈송이만 헛헛하게 새벽 골목 지난다 작별이란 그런 게 아니다 공원의 나뭇잎 한 장이라도 주워 볼 의식이 있었더라면 별이라도 맑았을 텐데 제 몸이 다 문드러져야 버려지는 알루미늄 배트 위에 눈이 쌓인다 돌아보면 실밥 터진 야구공이 씁쓸했던가 언덕길을 오르는 발자국이 눈 위에 찍힌 것인지 눈 아래 찍히는 것인지 너의 영혼 하늘 향해 묻지 않았다

 

    얼띤感想文

    시는 마음을 그려낸 언어의 화술이다. 여기서 주목해 볼 수 있는 몇몇 시어를 본다. 튕겨 나오자 싸락눈 내렸다, 신호등과 휴지들, 함박눈의 실루엣, 너는 또 어디쯤에서 배트를 휘두를까 생각하는 동안 나 또한 공을 놓쳤다, 어지럽게 떠돈다, 동전 투입구와 토사물, 새벽 골목을 지나가고, 작별, 제 몸이 문드러져야 버려지는 알루미늄 배트 위 눈 쌓이고, 실밥 터진 야구공, 눈 찍힌 발자국과 눈 아래 찍은 발자국 그 사이 너의 영혼은 나에게 잘 들어갔는지, 아니면 어땐지 묻지도 않았다.

    시인은 사실, 실내 야구장에 갔는지는 모른다. 다만, 야구장은 하나의 좁은 세계관으로 시를 쓸 수 있을 것이다. 야구공처럼 하나의 원만한 구체를 생각하며 말이다. 그러나 시의 전반적인 내용은 어긋난 시간임을, 배트를 휘두를까 생각하는 동안 공을 놓쳐버렸고 공의 회전에 오로지 몰두한 시간을 보냈다. 작별은 싸락눈처럼 굳은 시간으로 다가왔으며 문드러지고 싶은 알루미늄 배트는 제 기능을 못했다. 그 위에 싸락싸락 눈만 쌓였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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