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포장마차 =길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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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6회 작성일 22-09-06 17:07본문
혼자서 포장마차
=길상호
오늘의 술자리 막잔은 썰렁한 포차에서 들려 합니다 내가 포기했던 내게 소주도 한잔 권하면서 조용히 할말이 많습니다 비닐 창의 물방울처럼 쉴새없이 맺혔다 흘러내리는 나를 오늘은 다 받아줄 참입니다 그러나 탁자 맞은편의 나는 내내 어두컴컴한 얼굴 좀처럼 말문을 열지 않습니다 나는 맞은편 나의 술잔에 백열등 불빛을 조금 타 넣고 건배! 건배! 건배는 혼자만의 구호가 됩니다 모두 흘러내린 비닐 창으로 보니 가로등 앞의 나무도 그림자를 눈밭에 눕혀놓은 채 혼자서 떨고 있습니다
鵲巢感想文
태풍 힌남노가 지나갔다. 태풍이 지나갔는 건지 모를 정도로 날씨는 화창하다. 청명한 가을 하늘이다. 한 달 한 달 어떻게 마감하며 지나왔다, 그 한 달이 마치 태풍이 지나간 것처럼, 마음은 늘 심란했지만 어떻게 지나간 것은 또 그렇게 지나갔다.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도 천만다행스러운 일처럼, 이 달도 어떻게 보낼까 생각했는데 오늘 계약을 한 건 했다. 7년짜리 만기 100%, 이후 복리로 쌓아갈 수 상품이다. 주식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요즘 예금으로 돈이 많이 몰린다고 했다. 오십 대 중반, 7년이면 60대 초반까지다. 그나마 직장 다녀 어쩌면 다행스러운 일, 이제는 자영업자가 직장인보다 못한 시대라 그렇다. 여 인근 모 카페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한 달 세도 못 맞춘다는 얘기였다. 장사가 되지 않으니 개인 인건비는 고사하고 세도 못 맞춘 자영업자가 어디 한두 군데일까! 경제지표만 보더라도 서민은 얼마나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지 대충 알 수 있다.
택배를 보냈고, 한 군데 내부공사 문제로 잠시 들러 상황을 살폈다.
혼자서 포장마차에 앉아 술 한 잔 마시는 시인, 이제는 술도 맛을 잃은 듯하다. 코로나를 겪고 나니, 입맛이 모두 쓰다. 좋아하는 커피도 맛이 이상하게 느껴온다. 창밖으로 가을 하늘이 참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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