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 어둠일 때 의자는 그늘을 지배한다 창문을 가로지르는 격자의 마음 숨겨진 얼굴은 빛에 의해 드러나기를 기다린다 그것은 보이는 대로 보이는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대로 보이는 것과 같은 이유로 새들은 자신의 몸보다 더 많은 무게를 지닌다 빛은 가장자리를 따라 가까워졌다 멀어진다 멀리 있는 것은 너의 마음 바다와 나무는 멀다 나무와 그림자는 멀다 바닥과 어둠은 멀다 멀리 종탑의 종소리가 들려온다 담장 아래에서 이름 모를 꽃이 핀다 나무는 비스듬히 기울어진다 그림자의 말을 들을 수 있다면 나무의 마음을 볼 수도 있을 텐데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어쩌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닌 비밀처럼 길어지는 오후의 그림자 나는 그것의 형상을 알고 있었다 이제는 사라져버린 어느 날의 얼룩 얼굴 없는 새들의, 얼굴 없는 날개 위로 다시 또 하루가 시작된다 어제의 나무가 다시 자란다 자라나던 나무가 다시 줄어들 때 새들은 처음처럼 날아오른다 가지 못한 것에 대한 회색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흑백, 손잡이를 돌린다 기대는 언제나 배신당한다 정지한 채로 서 있듯이 걸어간다 걸어간다 오래도록 멈춰 있던 시계 아래에서 낮이 낮으로 밤이 밤으로 사라질 때 천천히 기울어지는 한 그루의 나무를 보았다
얼띤感想文
나무는 수직이다. 바닥은 수평이다. 수평은 어둠이다. 의자는 수직이 의지한 물체며 수직을 제유한 성격을 지니기도 했다. 수직은 그늘을 지배한다. 창문은 수평에서 수직으로 나아가는 통로다. 그것은 격자처럼 숨겨진 마음이며 드러나길 고대한다. 마치 고대의 언어가 기대의 낯빛으로 말이다. 새들은 자신의 몸보다 더 많은 무게를 지닌다. 아직 인식 부족이 낳은 무게가 1톤이다. 바다는 수평이며 나무는 수직이다. 거기에서 나오는 그림자는 멀다, 아직 시 인식 부족이다. 종탑의 종소리가 들려온다. 종탑은 수직이며 종소리는 수평이다. 담장 아래에서 이름 모를 꽃이 핀다. 종소리의 일종으로 바다에 바닥에 닿는 마음이겠다. 그것은 얼룩이며 얼굴이 없다. 마치 새처럼 퍼뜩거리는 날갯짓처럼 형상한다. 어쩌면 비밀처럼 오며 이진법의 논리에 맞게 타일을 붙여 나가듯 온다. 이제는 사라져 버린 하나의 세계, 그러나 바다가 기울면 물은 또 차오르는 법, 살아 있다면 비워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마치 나 자신을 배신한 것처럼 배신을 모르고 흑백의 손잡이를 뒤틀며 신발을 놓는다. 누가 이 신발을 신고 나가는 먼먼 낮이 있다면 밤은 또 별빛을 띄울 것이다. 오래도록 북극성을 중심으로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고 도는 바른 손이 있다면 그건 바른 손을 잊기 위한 몸짓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