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J에게 박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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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3회 작성일 22-09-07 20:57본문
꿈-J에게
박시하
우리는 예배당으로 수레국화를 가져갔다 보랏빛 꽃을 흐르는 물에 하나하나 잘 씻어야 했다 예배당은 넓어서 끝없이 많은 수레국화가 필요했다 그게 다 어디서 났을까 그걸 아마도 끝없이 흐르는 눈물에 대한 수수께끼, 우리는 누군가의 영혼에서 수레국화를 꺾어왔으니 예배당은 보랏빛으로 덮여갔다 우린 말을 나누지는 않았다 말보다 오래가는 것들을 숨죽여 기다리며 예배당에 수레국화를 내려놓을 뿐이었다 꽃의 시신들이 예배당 가득히 놓인 그때부터 시간은 끝을 향해 가지 않았다 갑자기 예배당에서 육중한 찬송가가 울려퍼졌다 우리는 일제히 울음을 터뜨렸으나 이미 놓인 수레국화들을 어찌할 수 없었다 그 얼굴들이 너였기 때문에 나는 눈을 감으려 했다 감기지 않는 눈을 손으로 가리려 했다 누군가 내 손을 가져다 흐르는 물에 씻고 있었다 흰 예배당 벽이 헐렸다 우리의 꺾인 발목 앞으로 푸른 강물이 다가와 넘실거렸다 죽음이라는 강폭을 가진 강물, 어디론가 어디론가 끝없이 흘러갔다 멀리서 석양이 지고 금빛 햇살이 잠깐 우리의 보랏빛 고운 얼굴을 어루만졌다 우리는 느린 숨을 쉬며 아름다움 쪽으로 시들어갔다
얼띤感想文
죽음의 벽 앞에 핀 한 송이, 아니 여러 송이 수레국화를 본다. 마치 수레처럼 몰고 온 절정의 피와 눈물과 땀의 결정체를 그건 아무래도 끝없이 흐른 눈물에 대한 수수께끼였을지도 모른다. 예배당은 보랏빛으로 덮였고 우린 말보다는 꽃의 위안으로 너의 얼굴을 떠올리며 감기지 않는 눈을 가리며 나는 내 손을 흐르는 물에 씻고 있었다.
수레국화를 보았다, 꽃받침 아래에 흐른 구토의 흔적과 수레의 보랏빛 자국을 결코 혼자서는 예배할 수 없는 석양빛 노을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거나 무릎을 주무르고 있었다. 시간은 끝을 향해 가고 있었고 그 끝에 다 이르러 몹쓸 전염병까지 안아 종일 누워 있거나 안부를 물어 오곤 했다 수레국화를 보면 중천에 뜬 해가 생각이 났다.
여전히 질 것 같지 않은 수레처럼 국화 두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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