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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업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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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9회 작성일 22-09-0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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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업

=이영주

 

 

    시간이 곡선으로 휘어지기 시작한 때부터 시간은 정지했다. 나는 무엇을 먹어야 할지 몰라 진흙에 얼굴을 묻었다. 이 그릇은 빽빽하다. 천사들이 흘리고 간 것이라는데, 남자였고 여자였던 시간이 담겨 있었다. 나는 무릎밖에 없는 짐승처럼 안으로 기어갔다. 돌아올 수가 없었다. 매일 출근하고 길에서 사라지는 노동자들. 시간이란 영원 중에서 가장 뒤에 처진 채 달려가는 부분이라는 문헌을 읽고 토했다. 곡선으로 휘어진 후 가닿을 곳이란 정지해버린 하루 안쪽인가.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는데 움직일 수가 없었다. 창문 밖에서 천사들이 날개를 깎아내고 있었다. 일하기에 거추장스러워. 자꾸만 날아오르려는 힘 때문에. 깃털들이 눈처럼 흩어졌다. 앙상한 어깨를 창틀에 기댄 채 노래를 불렀다. 가장 영혼다운 부분은 인간이 아닌 부분이지. 세상을 닮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탕비실에서 냄비가 펄펄 끓고 있었다.

 

    얼띤感想文

    아침이었다, 엊저녁에 주문한 커피를 배송하고 있었다, 추석 연휴의 시작이기도 해서 오늘은 출근하지 않으려고 했다, 출근하지는 않았지만 아침 일찍 부른 곽병원 매점 점장, 출근길에 가져달라는 문자가 전부였다, 또 이렇게 움직이지 않으면 무엇을 할까, 시내로 들어가는 시간은 무려 한 시간 이상 소요된다. 이것저것 생각하면서, 이젠 체인본부라는 사업장도 폐업할 때가 된 거 같아 지난달 또 두 군데가 떨어져 나갔다, 한 군데 만촌동 모 커피 집과 원래 A급 거래처였던 모 커피 집과는 아주 가까운 사이였다. 만촌동 모 커피 집 경쟁업체에서 들어온 커피로 바꾼 지 얼마 안돼 A급 거래처도 보름 간격으로 떨어져 나가게 되었다. 순수 아라비카로 볶은 커피라는 어찌 가격차가 만 원 이상 차이가 났다. 나는 그것이 어떤 커피인지 안다. 그러나 소비자는 믿고 싶은 데로 믿으며 또 그렇게 안주하며 가길 원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제 몇 집 남지 않았다. 이제는 폐업할 때가 되었다.

    시를 읽으며 나의 시간은 언제부터 곡선으로 닿을까? 생각해 본다. 나는 그 시간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얼마 전에 세상 달리한 제주도 모 형님이 자꾸 떠오른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건, 남은 자는 슬프겠지만, 가는 자는 좀 더 편안한 여행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잊히지 않는다.

    영대 기획사 건물주, 모 사모님은 올해 연세 79세 정정하다. 빚은 없고 건물 한 채에서 받아내는 월세는 생활로 충분하다. 전기세며 물세며 받으러 다니시는 게 일이다. 체구가 작고 어머니처럼 바짝 마른 몸이지만, 어머니보다 더 건강하고 더 활동적인 것을 보면 한 편으로는 꽤 부러운 노후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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