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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공유지 =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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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9회 작성일 22-09-0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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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지

=박은지

 

 

    숲을 걸었다 어떤 잎은 시들었고, 어떤 나뭇가지는 건강하다 나는 그늘로 옮겨 가는 바람을 보고 너는 새 그림자를 본다 그것들은 숲을 일구거나 숲의 한 귀퉁이를 잘라 낸다 젖은 흙을 디디거나 마른 뿌리를 부러뜨리기도 했다 햇빛은 언제나 뒷목을 집어삼킬 듯 달려오지 무언가 타는 냄새가 나면 너의 귓불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고 귓불을 타고 넘는 건 유리창 깨지는 소리 그렇게 계속 숲에 가본 적 있다는 듯 걸었다 가끔 붙잡은 손으로 있으려 할 때면 검은 호수에 이르렀다 물안개 속에서 너의 귓불을 올려다보면 유리창이 덜컹거렸고 붙잡은 손은 뭉그러져 흔들흔들 바람을 탔지 무언가의 먹이가 되거나 곰팡이로 자라거나 아니면 검은 호수에 잠겨 뻐끔거리는 서로의 입 모양만을 상상하거나 그건 그것 나름대로 좋았겠지만 그럴 때는 걷는 것을 멈췄다 머리를 부여잡고 웅크려 앉아 잠시 쉬었다 구멍 사이로 운동화 끈을 빼내며 아이의 아이가 부르던 노래를 불렀다 옷을 하나씩 벗으면 더 이상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네 목소리는 네가 듣는 게 아니야 그렇게 다시 몸을 일으켜 네 옆을 걸었다 숲을 걸었다

 

    얼띤感想文

    너와 나 사이의 공동으로 소유하는 지역이다. 우리는 늘 숲을 걷는다. 나와 너의 개념에서 상호 이해와 충돌 그것들의 상충 작용으로 어느 교착지점에 이르면 소통으로 발전하겠지, 숲을 걸었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내가 없었다면, 당신은 점심을 걸렀을 거야, 한 시간 이상 고속도로를 달리며 찾아간 촌집에서 가지를 삶고 그 뜨거운 것을 죽죽 찢어 맛소금과 간장을 넣고, 파 조금 쓸어 넣고 미원과 참기름을 넣어 버무렸다, 그나마 한술 뜨시는 어머니와 함께 밥을 먹었다.

    오전에 기획사 대표님께서 챙겨주신 갈치까지 구웠다. 얼마 전에 지인으로부터 갈치를 선물 받았다는데 집에서 한 번 구워 먹고는 여간 요리하기가 귀찮다며 주신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볶은 커피 한 봉을 챙겨드렸다. 설 연휴 시작이라 오늘 사무실 나가실 거냐고 물었다. 종일 집에 있겠다고 한다. 포도 한 송이와 자두 굵은 거 몇 개 더 얹어 주셨다. 집에 어머니 챙겨 드리라는 말과 함께 그 갈치도 구워 드렸다. 허겁지겁 드시는 어머니, 만약 내가 가지 않았다면 어머니는 밥도 드시지 않았을 것 같았다. 혼자 계시니 드시는 것도 입맛이 없거나 또 구태여 차려 드시는 것도 싫으신 게다.

    오늘도 숲을 걸었다. 어떤 잎은 시들었고, 어떤 나뭇가지는 건강하다. 나는 그늘로 옮겨 가는 바람을 보고 너는 새 그림자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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