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들여다보는데 물속 치어들이 구름처럼 흩어지고 바람은 주름을 접었다 일순 퍼지며 본다. 별처럼 꽃잎이 둥둥 뜬 작은 냇가 하늘엔 검었던 먹구름들이 어느 돌 틈엔가 다 숨어 버렸다 꽃잎 아래 흙탕이 숨어 있다. 마음속에 마음이 다 숨어 버린 내부, 들여다보면 숨어버리는 생각이 흐르르 타오르며 지는 마을 들여다보는 눈들이 꽃의 목을 조르고 있고 믿었던 어느 그늘도 제 그늘을 뒤집고 있는 시간 저 구름들은 분주하기만 할 뿐 물의 뼈들은 물살은 잡지 않는데 건드리면 흙탕이 이는 탁한 얼굴아, 언제쯤 내 얼굴을 씻겨 주겠니. 하늘 밖의 멍한 얼굴 하나 뭐가 두렵니 흔적도 없이 물에 물이 되어 숨은 것들아 때 이른 짜증으로 마음 하나 숨기지 못하는 이 멍한 얼굴이 뭐가 두렵니 어느 마음만 주름지게 했다는 때늦은 바람만 만발한 냇가 꽃잎 치어들이 많은 마을을 지나간다. 숨을 곳도 없이 눈길만 달고 다니는 어린 치어들 물 위에 써 놓고 온 낙서는 그새 돌 틈으로 다 숨었겠다.
鵲巢感想文
한 권의 책은 물의 뼈다. 그 사람의 구름들 바람이 한껏 불어 어느 새 바닥에 닿은 것들이다. 어쨌든 한 인생이 고스란히 묻었다. 그런 값진 책을 써야 한다. 고뇌와 진실 같은 것 투명한 장화 같은 것 나는 오늘도 쓰면서 그러한 얘기를 썼던 기억이 있다. 물살은 나이아가라 증후군처럼 점점 가파르고 나도 모르게 폭포처럼 떨어질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잊은 적 없다. 그렇게 떨어지는 것도 즐겨야 한다. 그러한 자세처럼 오늘 저 멍한 얼굴 하나 보고 가는 바닥, 바닥에 핀 꽃들, 그 꽃잎 아래에 지나는 치어들은 한껏 구름만 안았겠다. 여태 보기 어려웠던 이 바닥의 경제권에서 파닥거리는 물고기를 보며 어느 것은 숨이 길고 어느 것은 숨이 짧았던 그러한 판단도 모색할 필요 없는 시대, 입에 거품만 물고 현실을 본다. 정말 멍한 저 얼굴, 이제는 꽃의 목을 조르지 않아도 스스로 꺾은 시대에 탁해도 너무 탁한 바닥에서 미꾸라지 저 까만 눈동자처럼 돌 하나 베며 누워본다. 야! 임마 거기가 아니라고 누가 소리친다. 그러나 들리지도 않는 이 안개 같은 세상 긴 체 하나가 순간 서걱거리며 지나간다. 아직도 살아 있는 이곳이 믿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