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 =이홍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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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5회 작성일 22-09-17 19:19본문
입술
=이홍섭
수족관 유리벽에 제 입술을 빨판처럼 붙이고
간절히도 이쪽을 바라보는 놈이 있다
동해를 다 빨아들이고야 말겠다는 듯이
입술에다 무거운 자기 몸 전체를 걸고 있다
저러다 영원히 입술이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겠다
유리를 잘라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르겠다
시라는 게, 사랑이라는 게
꼭 저 입술만 하지 않겠는가
얼띤感想文
한때 시제처럼 그렇게 딱 붙어 매달린 적 있다. 삶에 대한 애착 말이다. 누구 못지않게 강했다. 치열하게 살았다. 그러나, 지천명 아니 불혹에 닿자 조금씩 놓아버리게 된다.
오늘, 포항에 출장 다녀오며 또 강한 충격을 받았다. 국민배우 모 씨의 얘기를 들었다. 혈액암 투병 얘기를 올해, 70이다. 가만히 생각하면, 남자는 어느 시기쯤이면 어떤 상황까지 오겠다는 예측도 예측이 아닌 명확한 진실로 닿는다. 보험 일을 잘했다 싶을 때도 있다. 영업을 뛰어나게 잘해서 그런 게 아니라 내 몸 하나 잘 지키는 것도 일이라서 말이다. 그러나, 그것도 한낱 떨어져 간 낱장처럼 오늘까지 얘기다. 내일은 모른다. 사는 한, 꿈은 있어야 한다. 가벼운 일이라도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는 일도 있어야 하고 고령화 사회에 버금가는 알맞은 일, 그러고 보면, 삶 전체가 안정적인 파이프라인 구축이다. 그 파이프라인에 뭐가 이동할까, 진정한 인간관계와 소통이 아닐까!
오늘 꽤 바쁜 하루를 보냈다. 오전에 커피 강의를 했다. 수강자 모 씨의 얘기에 잠시 위안을 느꼈다. 시부모를 7년이나 모셨다. 지금의 내 아내는 그렇게 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는다. 거꾸로 나는 어떻게 되어 갈까, 지금 똑똑히 바라보고 있는 현실이다. 아침, 점심을 직접 차려 드렸다. 포항에 출장을 다녀오고 저녁은 혼자 지내시겠다고 해서 촌에 모셨다. 내일 다시 찾아뵙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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