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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5백 원짜리 동전 =황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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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8회 작성일 22-09-17 21:03

본문

5백 원짜리 동전

=황규관

 

 

    가난이란 때때로 입이 큰 바구니 같아서 흙 묻은 나물도 담기고 봄볕이 쓴 편지가 걸어들어오기도 한다 떨리던 눈빛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자판기 커피 한 잔을 뽑아 들고 책을 읽거나 수줍게 미소를 남기거나 잠깐 시를 쓰게 하는 일도 주머니에서 5백 원짜리 동전이 달랑거리며 영혼의 종을 칠 때다 우리는 그렇게 사랑을 배웠고 시간의 깊이가 한 계단 내려갔다 입이 큰 바구니는 또 바람과 같아서 채워도 채워도 자꾸 노래만 남는다 비워도 비워도 붉어진 심장은 배회를 멈추지 않는다 가난은 때때로 불면이 되지만 낡은 창문으로 아침 해를 불러오기도 한다 깨진 유리를 잠시 이어주기도 한다 5백 원짜리 동전은 가난의 광휘 같은 것 어제 마신 나의 사치를 번하게 비춰준다 말라비틀어진 꽃잎이 나를 한참이나 바라본다

 

   鵲巢感想文

    5백 원짜리 동전은 구체다. 유통 가능하며 돌고 돌아가는 영혼의 안식이다. 그것처럼 한 잔의 커피 값에 5백 원짜리 동전은 더할 나위 없는 짬이자 약간의 배회며 붉은 것들을 떠올릴 수 있는 바람이며 그러다 영혼의 종을 칠 때면 입은 큰 바구니와도 같다. 그러나 자판기처럼 내놓는 안식의 유리에 여전히 가난은 쏟은 커피처럼 지울 수 없는 일 그 속에 사랑을 배웠고 시간의 깊이를 배웠다지만 계단은 역시 직접 타야 하는 무릎이겠다. 번하다, 환하다는 뜻 그렇다 사치와 시차 채웠던 지난날의 시간과 앞으로의 꽃잎에 나는 잠시 멍하게 앉아 커피 한 잔 마신다. 5백 원짜리 구체 하나를 잡고서, 포항에서 있었던 일이다. 점장의 동생은 골프가 취미였다. 6월 이후 골프를 한 번 쳤다고 한다. 취미로 즐길 수 있는 스포츠 그러나 비용이 만만치 않다. 서울은 하루 놀다 오는데 30만 원 족히 든다고 했다. 여기 지방은 최소 15만 원, 골프 연습장만 다니는 것도 어쩌면 지겨운 일이다. 나는 취미로 글을 한다. 혼자 즐긴다. 그러나 이것도 최소 한 달 비용은 15만 원 가까이 든다. 모두 책 값이다. 간혹 쓴 글도 많아 책을 내기도 한다. 5백 원짜리 동전은 내 주머니에는 없다. 아예 동전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그러나, 전자화폐의 시대 책값이 많이 든다고 하지만, 여태 투자라며 날린 것보다는 좀 더 안정적이며 안식이며 영혼의 구체를 만드는 일 5백 원짜리 동전처럼 또 누군가에게는 아침을 열게 하고 유리를 깨뜨릴 거로 생각하면 대단한 작업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 영혼의 깨침이 오백 원짜리 동전보다 더하다는 사실, 오늘도 편하게 잠을 청할 수 있으니 오백 원짜리로 뽑은 커피에 든 카페인의 작용보다는 훨씬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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