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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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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땅 =함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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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6회 작성일 22-09-18 22:42

본문

오염된 땅

=함기석

 

 

첫 낱말이 태어날 때 그것은 죽음과 탯줄로 이어져 있다 그것은 핏덩어리 육체여서 나는 늙고 아픈 산파처럼 떨리는 손으로 엉킨 피를 닦아 대지의 파헤쳐진 가슴에 안긴다 그러나 그 순간부터 낱말은 훼손되고 썩은 젖을 빨며 꽃과 나무 사이에서 죽음은 한순간도 유혹을 멈추지 않는다 4, 빛이 잠든 벚나무 꽃그늘 아래 검은 나비 날고 끝에 태어날 낱말은 우리 주검이 누울 차디찬 석관을 개봉한다

 

   얼띤感想文

    신선한 시어에서 오는 육감은 어떻게 표현하면 선하다고 할까! 물론 신선한 시어가 아니라도 우리가 늘 부르는 어떤 용어에서도 시적 매개물로 작용한다면 그것 또한 신선하게 닿는 것도 있다. 여기서 시인이 사용한 시어 낱말도 그러하다. 낱말, 글자며 인자며 또 누군가에게는 선물처럼 닿을 수 있겠다.

    글 놀이에서 오는 저 육교를 보라, 낱말이 태어날 때 그것은 죽음과 탯줄로 이어져 있다는 시적 진술에서 그것은 핏덩어리 육체여서 나는 늙고 아픈 산파처럼 떨린다. 그 떨린 손으로 엉킨 피를 닦아 대지의 파헤쳐진 가슴에 안긴다. 그 떨린 손은 왼손이며 대지의 파헤쳐진 가슴은 바닥이겠다.

    그러나 그 순간부터 낱말은 훼손된다. 죽음을 동경하는 시인이 어디 한둘인가 말이다. 날갯짓에 드나드는 화장실 문처럼 마치 과민성 대장염에 흰 변기 뚜껑에다가 일을 처리하는 순간 오른손은 바쁘고 죽음의 달 4월로 향한 벚나무 꽃그늘은 여전히 멀다.

    그 아래 나방 같은 검은 나비가 난다. 그건 이미 죽은 자의 석관에서 핀 구더기의 잔재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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