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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의 증언 =고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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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1회 작성일 22-09-20 12:54

본문

티끌의 증언

=고진하

 

 

    불의 터널을 지난 뒤 화로(火爐)에 남은 뼈 몇 조각, , 어머니 살던 궁전은 어디로? 늘그막엔 초라하게 변했지만 오, 어머니 가꾸던 욕망의 오두막은 어디로?

 

    저 뼈 몇 조각을, 절구에 곱게 빻은 한 줌 재를 읽으라, 점자를 더듬듯 읽어보라는 것인가 눈멀고 귀먹은 세월의 고통조차 존재의 빈 칸으로 확실하게 처리될 저 티끌의 증언을, 부재의 영원한 공식을 되새기라는 것인가

 

    유골함 앞세워 육중한 철물 밀고 나가자 가장 가벼운 것을 거둔 맹목의 하늘이 가장 가벼운 것들을 난분분 난분분 흩날리고 있었다

 

   鵲巢感想文

    나를 낳으신 아버지가 생각난다. 마지막 모습에서 웃으시는 얼굴과 더는 수축할 수 없는 몸까지 죽음에 대한 태연한 자세와 무거웠던 입까지 싸늘한 손과 뱃가죽을 만져보았다. 아버지의 부재는 부재가 아니었다. 내 마음에는 늘 자리한다. 그 어떤 시보다도 더 명료하다. 나도 아버지처럼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다는 마음을 수시로 가진다. 웃을 수 있는 얼굴로

    아들이 하나 있어 아버지를 보았다. 그러나 더 편안한 것은 어머니처럼 어머니와 같은 하늘이겠다. 육중한 이승의 삶을 다 정리하고 오른 저 하늘의 가슴은 그 어떤 것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포용력이었다. 맹목적이었다. 난분분 난분분 어찌 이리 가벼운가, 돌고 도는 자연의 생리에 어머니는 어머니와 같은 자세로 어디론가 심어지고 어머니처럼 일깨우는 존재로 흩날려 갈 것이다.

    티끌의 증언을 떠나 부재의 영원한 공식에서 부재의 영속성은 어디까지일까! 시처럼 영원한 어둠은 아닐 터, 티끌은 티끌이 아니듯 어느 한 생명의 도는 피처럼 그 속에 한 원소의 역할이거나 무생물로 하늘 바라보는 영속성은 있겠다. 이 우주가 인간에 의해 망가지는 일이 없더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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