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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티스푼처럼 =최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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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0회 작성일 22-09-23 13:14

본문

티스푼처럼

=최현우

 

 

    욕조에 앉아 수도꼭지를 돌렸다 온수를 기다리는 동안 몸은 어디서 온도를 끌어오고 있을까 쉬지 못하고 들썩거리는 추 어디서 삼킨 걸까 보일러가 고장 난 걸 모른 채 한참을 기다리는 동안 공중에는 두꺼운 손잡이들 이것저것 열어서 쏟아지는 빛들이 우리를 산화시키던 밤 스스로를 껴안고 부서진 조각을 녹여 붙이려다가 사람보다 먼 곳이 사람에게 용접되어버릴 때 뜨겁지 않을 때까지 천천히 버티는 거라고 말해준 이는 지금 시간 속에 가라앉아 무한하게 헛돌고 있다 찬물이 넘치는 욕조 속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몸을 보며 앉아 있는 동안 굵은 심장 하나가 목에 걸려 있고 빨간 쇳물을 가득 토할 것 같다 수면 아래에서 온몸보다 무거워지는 발톱

    발가락이 발가락을 찾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鵲巢感想文

    시제와 시 내용은 무언가 맞지 않은 거 같으면서도 억지로 끼워 맞추어보려면 또 안 맞는 것도 없다. 티스푼에서 티는 먼지나 잔 부스러기 혹은 어떤 태도나 기색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 스푼은 습훈濕暈의 중국말 스푼처럼 습사(濕邪) 때문에 현기증과 함께 몸이 무겁고 코가 막히며 목소리가 쉬는 병으로 구태여 꾀어 맞춰본다.

    시의 전반적인 내용은 욕조에서 씻으려고 들어앉아 있지만, 보일러 고장으로 애를 먹고 있다. 온도 차이다. 물론 이 온도 차이는 바깥에서 부딪힌 바깥사람과의 교감에서도 오고 있다. 마음이 부서지고 녹물처럼 하루를 비우기에도 마땅치 않아 내 마음을 다독이며 부서진 조각을 붙이려고 애쓴다. 여기서 시적 표현이 괜찮아 다시 적어본다. 사람보다 먼 곳이 사람에게 용접되어버릴 때 뜨겁지 않을 때까지 천천히 버티는 거라고, 한 사람에게 그렇게 데였던 적 있는 시인이다. 그렇다. 사람 잘못 만나면 마음고생뿐이랄까 금전적 피해까지도 함께 온다.

    찬물이 넘치는 욕조속에서 하루를 씻는 시인이다. 온몸보다 무거워지는 발톱에 여기서 발톱은 지갑指甲이다. 신체가 가리키는 방향, 이끄는 쪽은 역시 지갑을 갖추어야겠다.

    발가락이 발가락을 찾으려고 애쓴다. 지갑 같은 자아 명심보감 하나 챙긴다.

    다시는 엮이지 말자 뭐 그런 심줄 하나 걸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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