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 =김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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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3회 작성일 22-09-23 13:41본문
악수
=김희준
비의 근육을 잡느라 하루를 다 썼네 손아귀를 쥘수록 속도가 빨라졌네 빗방울에 공백이 있다면 그것은 위태로운 숨일 것이네 속도의 폭력 앞에 나는 무자비했네 얻어맞은 이마가 간지러웠네 간헐적인 평화였다는 셈이지 중력을 이기는 방식은 다양하네 그럴 땐 물구나무를 서거나 뉴턴을 유턴으로 잘못 읽어보기로 하네 사과나무가 내 위에서 머리를 털고 과육이 몸을 으깨는 상상을 하네 하필 딱따구리가 땅을 두드리네 딸을 잃은 날 추령터널 입구에 수천의 새가 날아와 내핵을 팠던 때가 있었네 새의 부리는 붉었네 바닥에 입을 넣어 울음을 보냈네 새가 물고 가버린 날이 빗소리로 저미는 시간이네 찰나의 반대는 이단(異端)일세 아삭, 절대적인 소리가 나는 방향에서 딸의 좌표가 연결되는 중이네 물구나무를 서서 세상을 들어올리는 내가 있네 빗줄기를 잡느라 손은 손톱자국으로 환했네 물집이 터졌으나 손금에는 물도 집도 없었네 단지 여름이 실존했네
鵲巢感想文
잘 읽었네, 시제 악수는 악수惡水거나 악수惡手 그러나 그 잡는 동안은 악수樂水였을 것이네, 비(우.雨의)의 근육은 오른쪽 세계관이지, 단단히 잡고 있을 것이네 난 거저 이리 머물다가 가는 것이겠지. 가만 생각하면 인생이 참 빠르지 않은가, 시의 인식만큼이나 시간이 후딱 가버렸으니 말이야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일세! 시의 부재처럼 마냥 기다리는 사람은 속도고 뭐고 없을 것이네, 속도의 폭력이라도 말일세 여름이 실존해 있는 것이 좋을 것이네, 맞아 그렇지 물구나무 선 거 모양으로 뉴턴을 유턴으로 읽고 있었던 거지, 그 사과나무를 털 듯이 한 개의 사과에서 여러 씨앗의 행로는 나를 잡아 줄 것이네, 하필 딱따구리가 땅을 두드리듯 딸을 앗아 간 날 딸은 여자如字지 추령芻靈은 풀을 엮어 만든 인형 그것처럼 그 터널을 뚫고 가버린 저 빗소리에 가슴만 저미었지 않았나, 수천의 새가 날아와 내핵을 팠다고 그랬나, 새(우羽)도 오른쪽 세계관으로 이 바닥과 극을 이루고 있지. 그 부리가 붉었다고 했나 찰나구먼 찰나야 그러나 이단이 아니고 또 뭐겠는가! 나를 믿지 않는 또 다른 자아를 낳은 셈이지 절대적인 소리가 나는 방향에서 딸의 좌표가 간혹 연결되곤 하네, 그건 시의 세계이겠지. 이제 어쩌겠나! 너나 나나 이 빗줄기에서 저 빗줄기까지 모두 받드는 신세가 되었네 여기도 손톱자국을 썼는가, 그 지갑에서 환하거나 물집이 터졌거나 손금이거나 물이거나 집이거나 단지 여름이었지 않았나! 그러면 되었네.
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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