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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력歷 =김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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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74회 작성일 22-09-23 22:25

본문

먼지력

=김경숙

 

 

    먼지는 날짜에서 피어난 부피다 훅 불면 날아오르는 먼지들은 날개들의 반대파이거나 꽃의 대역代役이다 피어오르고 난 뒤엔 반드시 지는 일종이지만 우수수 지지는 않는다 혹자는 가라앉지 못하므로 분한 마음일 수도 있겠다 깃털을 품고 있는 고요한 일습一襲일 것이다 평생 외출해본 적 없는 기구들을 들어내면 묵묵히 살아온 날들이 화들짝 공중으로 쏟아진다 가물가물 살아진 날들이 소리 없이 눈부시다 외면과 방치 사이에 헐거워진 틈, 틈을 털어 내다보면, 툭툭 날아오르는 자욱한 방위들 헛날갯짓으로 뒤엉키다 조용히 내려앉는다 먼지력, 이보다 더 견고한 달력이 있을까 차곡차곡 시간을 넘어가는 숫자 같기도 한 바닥을 벗어나려고 했던 헛헛한 날들이 사라진 계절 속에 들풀 거미줄같이 소복하다 너무도 헐거워서 날아가는 것조차 잊고 있는 먼지들, 그 시간의 허물이 날개의 부력이다 오래되면 흐릿한 시야가 되고 마는 먼지는 사물이 벗어놓은 날짜다

 

   얼띤感想文

    시의 묘사는 어디까지일까? 곰곰 생각해본다. 시를 읽을수록 점점 종교로 되어가는 느낌에서 살아 있는 구체 덩어리까지 그 속에 마치 신을 들여다보는 일 우주의 설계와 이 땅의 유래까지 가히 뭐라 할 수 없는 글의 세계에 가끔 놀라기만 한다.

    먼지는 날짜에서 피어난 부피라고 했다. 여기서 날짜는 날짜로 읽히지 않고 마치 날을 비틀어 짜낸 것들에서 오는 어떤 교감으로 닿는다. 더 나가 훅 불면 날아오르는 먼지들은 날개들의 반대파이거나 꽃의 대역이라고 했다. 먼지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뒤에 묘사한 문장에서 아주 대단한 시어로 상한가 쳐올린 셈이다. 날개들의 반대파는 왼쪽 세계를 말한다. 이거나 좌이거나 좌. 그러니까 별자리이거나 도움을 내어 줄 수 있는 위치이거나 결박한 곳, 그 세계를 말한다. 물론 꽃의 대역도 사실 같은 말이지만, 날개들의 반대파보다는 좀 떨어지는 쪽이라 보면 좋겠다.

    그러니까 우리는 먼지를 보면서 먼지처럼 날아가는 어떤 세계를 동경하며 바닥에서 나 뒹군 세계에 대한 미련뿐만 아니라 내버려 둔 날까지 어떤 틈에 대한 그리움과 시간 그 일련의 과정을 으로 계산한 시인, 계절과 들풀 거미줄처럼 소복하다. 계절은 계절이 아니며 들풀의 개념 또한 들풀이지만, 딱풀에 가까운 엉키고 설킨 것들을 본다면 시의 견고성에서 먼지만큼 단단한 것도 찾기 어려울 듯싶다. 이것들은 모두 날개의 부력이 되며 오래되면 흐릿한 시야로 사장될 것도 뻔한 일이다.

    먼지는 사물이 벗어놓은 날짜다. 진술에서 묘사까지 하나의 사전적 개념까지 만들어놓고 마는 먼지를 본다.

 


.


추천1

댓글목록

김재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먼지는 날짜에서 피어난 부피다>에서 충격입니다.  켜켜이 쌓인 먼지가 나의 분신 같은 시간으로 느껴지는, 지금도 먼지처럼 가라 앉고 있는 하루하루를 보고 만 있는 이 무력감에 엎디어 있습니다.  건들면 부스스 먼지처럼 날다 가라 앉는 나를 봅니다.

마음에 드는 시에 어울리는 좋은 감상문에 즐감하고 갑니다 숭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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