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짜장면 배달부가 아니다 =최정례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나는 짜장면 배달부가 아니다 =최정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6회 작성일 22-09-24 11:09

본문

나는 짜장면 배달부가 아니다

=최정례

 

 

    화가가 되고 싶었다. 대학 때는 국문과를 그만두고 미대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 년 내내 그 생각만 하다가 결국 못 갔다. 병아리를 키워 닭이 되자 그걸로 삼계탕을 끓였는데 못 먹겠다고 우는 사촌을 그리려고 했다. 내가 그리려는 그림은 늘 누군가가 이미 그렸다. 짜장면 배달부라는 그림. 바퀴에서 불꽃을 튀기며 오토바이가 달려가고 배달 소년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나부끼자 짜장면 면발도 덩달아 불타면서 쫓아갔다. 나는 시 같은 걸 한 편 써야 한다. 왜냐구? 짜장면 배달부 때문에. 우리는 뭔가를 기다린다. 우리는 서둘러야 하고 곧 가야 하기 때문에. 사촌은 몇 년 전에 죽었다. 심장마비였다. 부르기도 전에 도착할 수는 없다. 전화 받고 달려가면 퉁퉁 불어버렸네. 이런 말들을 한다. 우리는 뭔가를 기다리지만 기다릴 수가 없다. 짜장면 배달부에 대해서는 결국 못 쓰게 될 것 같다. 부르기 전에 도착할 수도 없고, 부름을 받고 달려가면 이미 늦었다. 나는 서성일 수밖에 없다. 나는 짜장면 배달부가 아니다.

 

   鵲巢感想文

    이 시의 주안점은 짜장면과 배달 그리고 사촌이다. 시에서 표기한 기표와는 다른 의미로 닿는다. 짜장면의 색상과 면에서 오른 느낌 그리고 배달에서 그 배달과 갑절로 오는 통달의 느낌의 배달倍達, 배달의 민족으로 흔히 쓰는, 사촌은 농촌과 부촌의 표기에서 오는 어떤 한 지역이나 지구, 즉 죽음의 지역이다. 가령 사촌은 몇 년 전에 죽었다. 심장마비였다. 이미 쓴 시가 사촌 지역에 가 있거나 다시는 들여다보지 않은 혹은 발견되지 않은 상황까지 그 상태는 심장마비나 다름없다. 누가 인공호흡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병아리를 키워 닭이 되자 그걸로 삼계탕을 끓였다. 즉 시에 대한 일련의 과정이다. 시 한 수는 그냥 나오지 않겠다. 병아리처럼 어떤 노란 생명 덩어리는 닭처럼 활활 바닥을 거닐다가 거기서 푹 삶긴 삼계탕까지 우려낼 수 있는 글쓰기 그러나 사촌에 닿지 않은 상황, 그 상황을 그려내는 건 시인이 할 일이지만, 그걸 그려내는 일은 바퀴처럼 어느 한 구체에서 불꽃을 튀겨 내는 일 그러니까 불꽃은 상징적으로 닿지만, 거기서 피어나는 배달의 소년은 머리카락의 가는 실마리쯤으로 오고 짜장면 면발처럼 분 것은 아직도 죽음에 가깝지는 않기 때문이다.

    시인은 짜장면 배달부에 대해서는 결국 못 쓰게 될 것 같다. 그러니까 짜장면에서 오는 그 상징적 언어에 대한 상대에서 이끈 시적 세계관을 불러일으킬 순 없는 일 그 배달을 단정적으로 못 쓰는 걸로 일축했다. ? 부르기 전에 도착할 수도 없고, 부름을 받고 달려가면 이미 늦었다. 시 인식과 변이다. 인식의 거리를 배달처럼 통과하면 국수나 다른 면발로 불어 터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는 짜장면 배달부가 아니다. 시를 읽는 혹은 취미를 두는 사촌 지역에서는 다른 면발로 강구함으로 이 시를 읽고 있었으니까. 그러한 일이 없는 일반 독자는 사 년 내내 딴생각만 갖게 되겠다.

 


.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56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22 1 07-07
41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 03-18
415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 03-15
415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 03-14
41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3-08
41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3-03
415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 1 02-18
414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 0 02-16
414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2-11
414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1 02-04
41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2-03
414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1-29
414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3 01-28
414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01-26
414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 0 01-25
414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1 01-22
414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2 01-20
413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 0 01-19
4138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1 01-14
413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1-08
413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 0 01-03
413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0 12-24
413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0 12-22
413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 12-21
41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8 0 12-07
413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 0 12-03
413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 0 11-30
412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 11-23
412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 1 11-18
412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 0 11-17
412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 0 11-16
4125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0 11-15
412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0 11-15
412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0 11-14
412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1 11-11
412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0 11-10
4120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11-06
411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 0 11-03
411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 2 10-31
411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2 10-28
411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0 10-23
411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0 10-19
411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10-14
411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 10-06
4112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 0 10-05
4111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3 0 10-04
41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1 10-02
410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8 0 09-21
410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2 0 09-17
410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 09-1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