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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기린이 오는 저녁 / 이영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63회 작성일 22-09-25 11:35

본문

기린이 오는 저녁

 

                            이영식

 

 기린이 온다

 

노을 지는 거리

사람들 제 키보다 몇 배나 긴

그림자 기린 한 마리씩 몸으로 끌며

하루를 건너고 있다

 

도시의 기린은

시각과 청각, 후각을 잃었다

밀림의 신사가 입었던

적갈색 기하학적 무늬도 버리고

무채색이다

 

직각의 빌딩 숲에는

더 이상 초록 꿈이 없다

 

하루치 일당보다

사바나가 그리운 기린들

차가운 보드블록 위에서 몸 섞는다

낮게 울며 끙끙거린다

 

서쪽 하늘 어스름 한켠에

개밥바라기별이 익고 있는 저녁이다 

 태백성

 

           

얼기설기 맞추기

별이 뜨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다 캄캄한 어둠은 별을 가리고 달도 가리고 우수에 젖을 눈빛마저 가린 부스스 떨어지는 과자 부스러기 같은 세상. 채도 높은 도시에서 사람들은 마치 서커스 하듯 하루를 산다. 사바나가 그리울 만큼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삶이면 차라리 조금 나은 인생을 살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 이 세상은 모두가 지쳐 나가떨어질 때 까지 지구를 흔들어 댈 것 같은 불안한 시간을 달려가고 있는 것 같다. 금성을 굳이 개밥바라기별이라고 한 이 시에서 난 오늘 하루도 개처럼 끌려 다니다 한 그릇 던져 준 개밥에 목을 매고 있는 환영을 본다. 뜨거운 눈물이 섞여 익어가고 있는 밥 한 그릇...... 나의 목은 자라목처럼 기어 들어가고 없다

 

 

추천1

댓글목록

崇烏님의 댓글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린이 오는 저녁
=이영식


기린이 온다 노을 지는 거리 사람들 제 키보다 몇 배나 긴 그림자 기린 한 마리씩 몸으로 끌며 하루를 건너고 있다 도시의 기린은 시각과 청각, 후각을 잃었다 밀림의 신사가 입었던 적갈색 기하학적 무늬도 버리고 무채색이다 직각의 빌딩 숲에는 더 이상 초록 꿈이 없다 하루치 일당보다 사바나가 그리운 기린들 차가운 보도블록 위에서 몸 섞는다 낮게 울며 끙끙거린다 서쪽 하늘 어스름 한켠에 개밥바라기별이 익고 있는 저녁이다 태백성

    얼띤感想文
    시제에서 사용한 시어 기린, 기린記鱗으로 뜻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물고기 비늘에서 오는 린과 그 기록들에 관한 저녁임을 말이다. 노을 지는 거리는 시적 주체와 객체와의 거리를 말하며 객체에서 오는 감정의 그 그림자는 사실, 그 사람의 키보다 클 수도 있겠다. 상상은 무한대이니까, 그 하루를 끌며 가는 시적 주체를 볼 수 있다. 그러면 도시의 기린은 시적 주체다. 도시는 시의 전반을 얘기한다면, 시각과 청각, 후각을 잃은 밀림의 신사가 입었던 적갈색 기하학적 무늬도 버린 것이 되겠고 무채색이며 바닥에 놓여 있겠다. 그것은 수평선을 이루며 노을을 띄우며 사바나에 가 있는 상황을 묘사한다. 사바나도 참 재밌는 시어다. 사바세계의 사바와 나다. 직각의 빌딩 숲에는 더 이상 초록 꿈이 없다. 직각의 빌딩은 바닥과 대조적이며 빌딩은 칸칸을 생각한다면 원고지를 세워놓은 듯한 느낌도 든다. 물론 빌딩 하나에 많은 것을 내포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가령, 저 빌딩 안에는 여러 직업군 그에 종사하는 사람의 내면적 삶을 모두 기록한다는 건 불가능하지만, 시의 세계는 또 그렇지도 않겠다. 차가운 보도블록 위, 낱말들을 이어 붙인 세계와 세계 그것은 하나의 길바닥을 이룬다. 그것을 보고 위안하며 울며 끙끙거리는 시인의 세계는 곧 우리를 대변한다. 서쪽 하늘 어스름 한켠에 개밥바라기별이 익고 있다. 개밥바라기별은 시적 주체지만, 같은 말인 태백성은 시적 객체의 성질이 더 강하다. 태백성, 무한히 넓은 백지의 세계를 묘사하기 때문이다.

崇烏님의 댓글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시, 저도 잘 감상했습니다.
휴일인데 잘 보내시는지요...
어머님 잠깐 뵙고 와보니 좋은 감상에
누가 될 지 모르겠습니다. 인사차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김재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님에 대한 마음이 절절해서 가끔은 숭오님의 마음이 참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금 전 저도 대구에 혼자 계시는 어머니와 통화를 했습니다.
늘 고맙다 미안다 하시는 말씀이 자꾸 목에 걸리네요  별시리 잘하는 것 없는데도.

덧붙여 주신 숭오님의 감상문 많이 감사합니다.  좋은 시에 깊이 있는 감상문을 대할 수 있는 기쁨이 이곳을 찾는 이유 입니다
저 한테는 똑 같은 시를  다르게도 해석하고 볼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를 얻는 행운이구요  댓글 달아 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진심으로 제게 많은 공부가 되고 도움이 됩니다  숭오님의 감상문이요  ~~~  ^^ 
다음을 또 기대하고 기다리게 하는 숭오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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