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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설원 =구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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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7회 작성일 22-09-25 20:38

본문

설원

=구현우

 

 

    아득한 평원이었다. 날아간 새의 깃털들이 흩뿌려져 있었다. 생생한 깃털을 따라 평원의 깊은 중심으로 향했다. 떨어진 것에서 버려진 것으로, 그다음으로 넘어간다는 느낌이 없었다. 자꾸만 이곳이었다. 먼 도시에는 똑같은 말을 해도 다르게 받아들이는 둘이 있었고 나는 두 사람을 모두 견딜 수 없었으므로 세상이 나보다 먼저 망하지 않을 것 같아 일주일치 약을 한 달에 걸쳐 먹기도 했다. 몸의 한쪽을 다치면 늘 반대편이 더 멍들었다. 언제나 다음은 있어도 미래가 없는 모양으로 아득한 잔혹하고 아름다운 평원이었다. 모든 게 그저 그렇게 하얗게 보였다.

 

   鵲巢感想文

    아득한 평원이다. 내게 그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깜깜하고 밀착되어 숨 쉴 수 없이 눌어붙은 이 바닥에서 새 깃털도 없이 포개져 있기까지 한, 생생한 깃털을 따라 평원의 깊은 중심으로 오기까지 한 것은 정말 행운이다. 그것이 인식이든 부재든 그것이 빛이든 어둠이든 그것이 우산이든 비를 맞고 있든 그것이 모퉁이든 습기 낀 우물이든 누가 왔다는 건 먼 도시를 향한 그리움이 배어 있는 것이다. 그 그리움으로 둘이 모여 하나가 죽어 나가든 둘이 모여 둘 모두가 죽든 혹은 둘이 모여 셋 나눠 먹는 시골길에서 달은 늘 거기 떠 있고 그달을 보며 한번 둘러보고 얼굴 맞대며 맺는 저 기러기발 너머 그 한 달에 걸쳐 먹기도 했다. 왼쪽 어깨가 아프니 오른쪽 가슴이 멍이 든, 침대서 언제나 다음은 있어도 미래가 없는 모양으로 아득한 달을 보며 저것은 잔혹하고 아름다운 평원이라니 모든 게 그저 그렇게 하얗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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