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 =구현우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설원 =구현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2회 작성일 22-09-25 20:38

본문

설원

=구현우

 

 

    아득한 평원이었다. 날아간 새의 깃털들이 흩뿌려져 있었다. 생생한 깃털을 따라 평원의 깊은 중심으로 향했다. 떨어진 것에서 버려진 것으로, 그다음으로 넘어간다는 느낌이 없었다. 자꾸만 이곳이었다. 먼 도시에는 똑같은 말을 해도 다르게 받아들이는 둘이 있었고 나는 두 사람을 모두 견딜 수 없었으므로 세상이 나보다 먼저 망하지 않을 것 같아 일주일치 약을 한 달에 걸쳐 먹기도 했다. 몸의 한쪽을 다치면 늘 반대편이 더 멍들었다. 언제나 다음은 있어도 미래가 없는 모양으로 아득한 잔혹하고 아름다운 평원이었다. 모든 게 그저 그렇게 하얗게 보였다.

 

   鵲巢感想文

    아득한 평원이다. 내게 그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깜깜하고 밀착되어 숨 쉴 수 없이 눌어붙은 이 바닥에서 새 깃털도 없이 포개져 있기까지 한, 생생한 깃털을 따라 평원의 깊은 중심으로 오기까지 한 것은 정말 행운이다. 그것이 인식이든 부재든 그것이 빛이든 어둠이든 그것이 우산이든 비를 맞고 있든 그것이 모퉁이든 습기 낀 우물이든 누가 왔다는 건 먼 도시를 향한 그리움이 배어 있는 것이다. 그 그리움으로 둘이 모여 하나가 죽어 나가든 둘이 모여 둘 모두가 죽든 혹은 둘이 모여 셋 나눠 먹는 시골길에서 달은 늘 거기 떠 있고 그달을 보며 한번 둘러보고 얼굴 맞대며 맺는 저 기러기발 너머 그 한 달에 걸쳐 먹기도 했다. 왼쪽 어깨가 아프니 오른쪽 가슴이 멍이 든, 침대서 언제나 다음은 있어도 미래가 없는 모양으로 아득한 달을 보며 저것은 잔혹하고 아름다운 평원이라니 모든 게 그저 그렇게 하얗기만 하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61건 4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1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0 0 11-13
51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6 0 11-23
5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2 0 11-29
5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5 0 12-07
50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3 0 12-16
50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5 0 12-23
50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9 0 12-30
50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3 0 01-08
50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5 0 01-16
50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7 0 02-08
50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9-02
50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9-09
4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9-15
열람중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9-25
49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10-11
4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 0 04-02
49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0 05-08
49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05-29
49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 09-07
49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4 0 06-11
49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7 0 12-12
49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8 0 12-24
48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0 0 01-01
48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8 0 01-10
48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2 0 01-19
48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4 0 01-27
48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1 0 02-04
48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8 0 02-12
48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5 0 02-20
48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9 0 02-25
48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3 0 03-02
48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9 0 03-08
47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2 0 05-08
47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3 0 05-23
47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7 0 06-02
47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9 0 06-22
47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4 0 10-07
47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2 0 08-16
47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8 0 09-03
47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8 0 09-25
47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0 0 10-22
47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2 0 10-31
46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1 0 11-14
46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8 0 11-23
46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4 0 11-29
46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3 0 12-08
46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3 0 12-16
46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6 0 12-24
46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1 0 12-31
46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7 0 01-0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