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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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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지각하는 이유 =박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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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3회 작성일 22-09-25 23:08

본문

지각하는 이유

=박세미

 

 

    젤리를 만져보느라 그래 꾹꾹 눌러보다가, 가끔 비위가 상하기도 하는데 그럴 땐 옆에 잠시 쌓아두면 돼 그럴 땐 옆에 잠시 쌓아두면 돼 개미 떼가 온몸에 다닥다닥 붙을 때까지 불투명해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선인장을 죽이느라 그래 초록의 몸은 싱그럽고 징그럽지 거기엔 도롱뇽의 꼬리가 있고 아기의 솜털이 있어 그러니까 선인장의 본질은 가시가 아니지 그걸 하나씩 뽑으며 기다리다가 누군가 함부로 정해놓은 시간이 지나면 출발해도 돼 발을 질질 끌며 천천히 걸어가도 돼 그러니까 지각하는 사람의 본질은 지각하는 곳에 없지 밥과 국은 그대로 남긴 채 젤리를 만지작거리는 4인용 식탁 앞에서 내가 도착하고 싶은 곳은 더 이상 수저 놓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 또는 하루에 하나씩 선인장이 죽어나가도 아무도 아무것도 궁금해하지 않는 곳

 

   얼띤感想文

    시의 세계는 현실의 세계와는 확연히 다르다. 거울 속에서 현실을 바라보는 일, 아니 현실에서 거울에 비친 현실을 보는 것은 젤리처럼 닿을 수도 있겠다. 어쩌면 비위가 상할 수 있겠지만, 서랍에 넣어둔 수첩처럼 묻어 두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 개미 떼처럼 거기에 묻어 둔 이상과 꿈이 온몸 휘감아 돌 때에 내 안의 부정과 의욕 감퇴 그리고 여러 가지 방어적 기색들 그런 선인장을 죽이며 현실을 바라보아야겠다. 그래 아직 살아 움직이는 몸은 싱그럽지 거기다가 징그럽기까지 하지 거기엔 도롱뇽의 꼬리처럼 엄마의 화분일 거고 아기의 솜털처럼 여전히 나약한 손일 거야 이 말이 참 좋네 선인장의 본질은 가시가 아니지 그걸 하나씩 뽑으며 기다리다가 누군가 함부로 정해놓은 시간이 지나면 출발해도 돼 부정적인 언어를 뽑아내는 일, 지각하는 사람의 본질은 지각하는 곳에 없지 깨닫는 자의 본질은 깨닫는 곳에 없다는 말, 깨닫는 곳은 왼쪽 세계관이라면 지각하는 사람의 본질은 오른쪽 세계관이므로 현실이겠지, 밥과 국은 그대로 남긴 채 밥은 종이를 제유했다면 국은 극을 다루었다고 보아야겠지. 젤리를 만지작거리는 4인용 식탁 앞에서 내가 도착하고 싶은 곳은 더 이상 수저 놓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 즉 죽음의 세계다. 바닥에 놓을 수 있는 선인장, 또는 하루에 하나씩 선인장이 죽어나가도 아무도 아무것도 궁금해하지 않는 곳 글은 글 쓰는 자의 독특한 취미다. 그 외 어떤 선인장도 글에 관심을 두거나 관심이 있더라도 어떤 취향인지 또 취향이 맞더라도 시적 세계관에 맞닥뜨린 것도 드물며 이에 맞아도 바라보는 눈빛 또한 틀리다. 누구나 아무나 신경 쓸 이유가 없는 게 글이다. 오로지 나에게 나를 위한 글쓰기 그것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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