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어요 =이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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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5회 작성일 22-09-28 23:04본문
털어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어요
=이원하
오늘은 바다가 바다로만 보이지 않네요 살면서 없던 일이에요 견뎌야 하는 것들을 한편에 몰아두고 우연만 기다려요 살면서 없던 성격이에요 사흘 전부터 운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요 참새가 나무줄기에 앉을 때 제비가 낮게 날다가 꽃에 스칠 때 백로가 작은 돌에 안착할 때 이 흔한 사건들이 매번 운이라면, 왜 살면서 운을 못 믿었을까요 알처럼 생겨서 그랬을까요 알에 금이 가듯 운에도 금이 간다면 땀을 닦던 손이 차가워질 테고 이것은 운을 넘어선 행운이니 이 틈을 타 손에 앉은 서리를 녹이기 위해 어딘가를 툭 건드릴 텐데 건드리면 들킨 마음에 맛과 냄새가 있을까요
얼띤感想文
바다가 바다로만 보이지 않는 것도 견뎌야 하는 것들을 한편에 몰아두고 우연만 기다리는 것도 살면서 없던 일이었고 성격이었다. 여기서 성격은 성격成格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개인 고유의 성질이나 품성이 아니라 하나의 격식을 이루는 것이겠다. 어느 한 세계에 가 있는 상황에서 다른 쪽 세계를 보는 것이겠다. 참새가 나무줄기에 앉을 때 제비가 낮게 날다가 꽃에 스칠 때 백로가 작은 돌에 안착할 때 이 흔한 사건은 운으로 단정한다. 새(우羽)는 오른쪽 세계관을 대변함으로 생명의 공간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어쩌면 운이다. 생명의 공간에서 활동하는 새의 생산물은 알이라면 죽음의 세계에서 피어나는 것도 운이겠다. 죽음의 세계에 가 있는 손이라면 냉한 것은 당연하겠다. 싸늘하게 식은 시체에서 피어난 꽃은 어떤 맛과 냄새가 날까?
시의 결말 부분에 ‘손에 앉은 서리를 녹이기 위해 어딘가를 툭 건드릴 텐데’ 표현은 ‘손에 앉은 서리가 녹는다면 무언가 닿았을 텐데 닿는다면 들킨 마음에 맛과 냄새가 있을까요’가 맞지 않을까! 왜냐하면, 시는 왼쪽 세계에서 오른쪽 세계로 향하는 마음이라면 손에 앉은 서리를 녹이기 위해 어딘가를 툭 건드리는 것은 쓰는 자의 대변이지 시측 대변은 아니기에 말이다. 그러니까 죽음의 세계에서는 고정불변이므로 무엇이 와서 닿는 게 맞을 거 같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손은 생명의 공간에서 온 것으로 시는 반어적으로 표현한 거 같다. 그러니까 죽음의 공간에서 바라본 어떤 한 생명의 마음, 맛과 냄새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니까 시인의 특색이나 어떤 고유적인 글향 그런 냄새를 강조하는 것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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