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 나희덕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시월 - 나희덕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0회 작성일 22-10-03 19:47

본문

시월 / 나희덕
 


산에 와 생각합니다
바위가 山門을 여는 여기
언젠가 당신이 왔던 건 아닐까 하고,
머루 한 가지 꺾어
물 위로 무심히 띄워보내며
붉게 물드는 계곡을 바라보지 않았을까 하고
잎을 깨치고 내려오는 저 햇살
당신 어깨에도 내렸으리라고

산기슭에 걸터앉아 피웠을 담배연기
저 떠도는 구름이 되었으리라고,
새삼 골짜기에 싸여 생각하는 것은
내가 벗하여 살 이름

머루나 다래, 물든 잎사귀와 물,
山門을 열고 제 몸을 여는 바위,
도토리, 청설모, 쑥부쟁이 뿐이어서
당신이름 뿐이어서

단풍 곁에 서 있다가 나도 따라 붉어져
물 위로 흘러내리면
나 여기 다녀간줄 당신이 아실까
잎과 잎처럼 흐르다 만나질 수 있을까
이승이 아니라도 그럴 수는 있을까




f560b779e6a2e12cf23a22672e5c4439_1631226481_57.jpg

196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뿌리에게」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뿌리에게』『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그곳이 멀지 않다』
『어두워진다는 것』『사라진 손바닥』 시론집『보랏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산문집『반통의 물』 등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조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중.




시를 읽으니...

문득, 졸시 한 편도 떠올라 감상을 代하여 옮겨봅니다.


                                                                                                - 희선,



편지 - 단풍이 우거진, 오솔길에서


단풍이 타오르는 호젓한 길 주변(周邊)에
차가운 시냇물의 향기가 그윽한 날에는
각혈(咯血)하는 산들의 신음을 들으며
숲으로 길게 드리운 오솔길을 거닌다

흘러간 세월 위에 잘못 붙여진
나의 헛된 장식(裝飾)을
무리지어 흐르는 가벼운 구름에 실려 보내고,
낯선 미지(未知)의 풍경에 벌거벗은 몸으로
숱한 햇빛 속에 메마른 가슴을 드러내면
오래 전에 놓여진 삶의 함정들은
이젠, 더 이상 눈익은 쐐기가 될 수 없어
저 멀리 어두운 언덕을 따라 뒷걸음 친다

숲에 깃드는 새로운 침묵은
맑은 목소리로 깊어가는 계절을 알려주고
나는 짐짓, 삶의 마지막 감동으로나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함초롬히 끌어안고
새로이 시작하는 순박한 언어(言語)로
너에게 편지를 쓰려한다

사색은 잠시 미정(未定)인 양,
홀로 자유로워
고요에 고요를 덧보태는 시간 속에서
그리움으로 반짝이는 빈 줄과 공백으로
가득 가득 채워진
나의
가장 긴 편지를......



내안의 작은 숲 (feat.이소라)    Piano  정재형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7건 7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86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1 04-25
386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 1 04-25
386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1 04-27
3864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1 04-27
386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1 03-23
386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1 05-02
386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1 05-05
386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6 1 05-14
3859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 1 05-16
385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 1 11-15
385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1 07-21
385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1 05-23
385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 1 05-31
3854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 1 06-06
385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1 06-13
385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1 06-16
3851
밀물/ 장대송 댓글+ 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1 06-27
3850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1 06-28
384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1 07-08
3848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1 07-11
384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1 07-18
38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1 07-19
3845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1 07-25
384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1 07-28
384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1 07-28
384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1 07-29
384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1 08-01
384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1 08-03
383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1 08-05
38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1 08-08
383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 1 08-13
383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1 08-15
383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1 08-27
3834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1 08-29
383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1 09-02
383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1 09-02
383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1 09-04
383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1 09-10
382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1 09-10
382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1 09-18
382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1 09-22
382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1 09-23
3825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1 09-25
382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1 09-28
열람중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 1 10-03
38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1 10-16
382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1 10-17
382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1 10-18
381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1 10-19
381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1 10-2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