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짖는 이유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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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3회 작성일 22-10-04 21:55본문
개가 짖는 이유
=김선우
내가 나의 말입니다
내가 나의 언어란 말입니다
나는 말과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모르시겠어요?
왜 말을 하지 않느냐고 자꾸 ......
왜 말 못하는 짐승이라고 자꾸 ......
내 표정이
내 행동이
내 몸이
말이란 말입니다
말과 몸이 분리된 지 오래인
당신 종족이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얼띤感想文
오늘 처가에 있을 때, 모든 일 끝내고 차에 타며 있었다. 백구 한 마리가 차 둘레로 어슬렁거린다. 시동도 켜놓았을 때 일이다. 나는 앞문을 열며 내리지는 않고 손짓으로 오라며 살랑살랑 손을 흔들었다. 그랬더니 아 글쎄 이 백구가 이리 온다. 짖지도 않고 아주 순한 개였다. 마침 처형이 자전거 타고 이리로 지나간다. 처형, 이 개 누구 집 개요? 말은 하지 않고 입으로 방향을 지시했는데 옆집 개였다. 냄새가 날 듯해서 안 만지려고 했지만, 만져 주었다. 더 친근감으로 다가오는 백구, 먼저 만져 주었을 때 오는 저 친근감, 개도 그러는데 개도 그러는데 순간 어머니 말씀이 떠오르고 이웃도 자식도 개만도 못할 때가 있다며 한 마디 하시는 어머니 말씀이 자꾸 떠오른다.
모 연예인 형제간의 법정 싸움에서 아버지의 발길질까지, 우리가 흔히 보는 소송들 그것도 가족 간의 다툼, 어찌 보면 돈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내 생명 줄과도 같아서 죽어서도 장판 밑 새까맣게 깔아놓은 세종과 사임당의 길은 거칠고 험난하기만 했다. 나는 식은밥에 된장 풀어 어느 계단 밑에서 한 술 뜨더라도 박스를 줍고 바퀴를 굴리며 걸어간 그 할매, 그 할매가 바라본 세상은 무엇일까? 고독과 외로움에서 자식으로부터 멀어져 간 신세에서 더 굳어만 가는 무릎과 허리에서 하루라도 죽음을 당기지 못한 고통에서의 싸움은 세종과 사임당만은 아닐 것이다.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그 외로움 흰 밥을 된장에 풀어놓고 한술 떠본 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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