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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의 푸가 =함기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4회 작성일 22-10-06 22:20

본문

여름밤의 푸가

=함기석

 

 

콘크리트 담 아래 맨드라미가 피어 있다

핏덩이 낙태아다

 

고양이가 굶주린 새끼들을 데리고

어두운 지붕 난간을 아슬아슬 내려온다

 

금속 가위와 폐가 떠가는 공중

하늘에서 음표들이 내려오고

 

아기의 발목 하나가 시퍼런 땀을 흘리며 초조히

골목을 걸어 다니는 밤

 

콘크리트 담 아래 맨드라미가 되어 있다

어린 꽃살이 흘리는 비린 꿈 비린 울음

 

옥상에서 창백한 달이 몰래 이마를 내밀고 본다

어느 여고생의 얼굴일까

 

   얼띤感想文

    콘크리트 담은 굳건한 절벽 같은 하나의 경계 선상이다. 그 아래 맨드라미가 피어 있다. 맨드라미는 살아 있는 존재이자 식물이다. 이미 심겨 있는 어떤 한 세계관을 이루고 있다. 시인은 이를 핏덩이 낙태아처럼 비유를 놓는다.

    고양이가 굶주린 새끼들을 데리고 가듯 불안불안 어두운 지붕 난간을 아슬아슬 내려온다. 세상은 그렇게 읽었고 또 그렇게 읽어 간다. 무엇이라도 자를 것 같은 금속 가위처럼 이는 폐 끼치는 일이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처음부터 큰 나무가 있었던 건 아니다. 아기의 발목 하나가 시퍼런 땀을 흘리며 초조히 골목을 걸어 다니듯 밤은 늘 어두웠고 새벽은 멀었다. 콘크리트 담 아래 맨드라미가 피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린 꽃살처럼 비리기만 하다.

    달은 몰래 바라보고 있지만, 어느 여고생의 얼굴일까 하며 의문과 의심으로 묻지만, 누구나 있었던 시의 세계에 한때 초식의 시절이 있었음을 오히려 강조하지 않았나 하며 본다. 여고생은 여고생이 아니듯 그 고생을 함께 한 동료처럼 하나를 그렇게 깊게 들여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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